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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진의 Food Story

와인 한잔과 핑거푸드, 그리고 영화 한 편 즐기기

이아진 2020-12-24 0

하늘에서 주는 시즈널 서비스인지 12월에 들어서면서 자꾸만 눈이 온다. 세상을 하얗게 덮은 눈 때문에 한밤중에도 사위가 환하다. 눈은 온갖 망가진 모습들을 곱게 덮어 주면서 우리의 마음을 동심으로 끌어 당긴다. 시국이 험해 심란 한데도 우리는 눈이 온 풍경 속에 마냥 해 맑아 지기도 하니까 말이다. 눈만 오면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행복한 모습으로 떠 오른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자의 반 타의 반, 진정코 가족만을 위한 시즌이 될 것 같다. 파티도 외식도 허용 되지 않으며 그로서리 쇼핑조차 조심스러운 이 때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저녁을 먹었을 지라도 식사 후에 와인 한잔을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나 홀로 집에’ 가 아니어도 좋다. 크리스마스가 배경이 되었을 지 언정 속이 뻥 뚫리게 두들겨 부수는 영화라도 좋겠다. 영화 한 편 틀어 놓고 가벼운 핑거푸드 몇 가지 테이블에 늘어 놓고, 소파 깊숙히 몸을 묻으면 집에서 지내는 우리만의 크리스마스는 또 다른 의미의 축복인 듯 편안하게 느껴질 것이다. 


반짝이는 라이트와 어쩔 수 없이 들뜨는 마음이 가득한 이 때에도 남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 또추운 곳에 홀로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내게 있는 따뜻한 집과 가족으로 인하여 Thanks God,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하여 Cheers~  




수진의 영화 이야기: 다이하드

전세계인이 인종, 종교, 세대를 넘어서 기념하는 크리스마스. 비록 다분히 기독교적인 배경을 가진 기념일이지만 지금은 단순히 예수의 강탄을 넘어 나눔, 화합, 희망, 사랑, 가족 등 전세계인에게 어필하는 정신을 가진 축일이 되었다. 세계적인 휴일인 만큼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하는 영화는 많다. 하지만 여기 의도치 않게 크리스마스의 정신을 기리는 의외의 영화가 또 한 편 있다.

80년대. 경제적 자유주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세계는 급박하게 변하였다. 굴지의 경제대국이였던 미국은 격해지는 빈부격차와 경기침체를 겪는 와중에 급성장한 일본은 버블경제로 동경 (東京) 땅이 전미 부동산보다 값나갈거라는 말이 나오던 시기이며 냉전이 공식적으로 끝날 때 까지 10년이나 남고 동독과 서독이 89년 막바지에야 재결합하는 등 아직 세계대전의 자취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때다.

불만과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미국의 서민들은 더이상 한주먹에 악당들을 날려버리고 양손에 기관총을 든 채 난사하는 초인적인 아메리칸 히어로에 공감하기 힘들어했다. 그렇게 람보와 터미네이터가 점령한 극장가에 서민경찰 존 맥클레인이 등장한다.

블루칼라 히어로 존 맥클레인은 맷집은 튼튼하지만 터질듯한 근육은 없다. 머리는 슬슬 벗겨져가고 옷차림은 늘상 꾀죄죄하며 아내와는 별거중이라 애들도 잘 보지 못한다. 아내의 회사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청받아 LA에 위치한 일본계 기업 나카토미사의 첨단 거대 사옥에 온 맥클레인. 여독이 가시기도 전에 나카토미 빌딩 금고에 숨겨진 재물을 노리는, 독일계 악당이 이끄는 동유럽 테러단이 습격한다. 건물 밖에서는 무능한 경찰들과 수사기관들이 사태를 급속도로 악화시킨다. 맥클레인을 돕는 건 외부에서 무전기로 사태를 알려주는 한물 간 경찰 알 파웰 뿐이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맥클레인은 고독한 싸움을 시작한다.

시걸, 스탤론, 슈워제네거 등의 배우들이 선보이던 초인적인 히어로들과 비교하면 브루스 윌리스의 맥클레인은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자동화기로 무장한 악당들 앞에 홀몸에 권총만 든 맥클레인은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숨고 굴러야 한다. 실수로 신발마저 잃어버린 와중에 화망을 피하기 위해 맨발로 유리조각들을 밟고 도망치며 밀리는 힘과 쪽수를 커버하기 위해 온갖 꾀와 속임수로 간신히 악당들을 물리치는 맥클레인의 처절한 모습에 80년대의 관객들은 깊은 공감대를 느꼈다.

크리스마스 날, 본인과는 관계없는 외국 기업 나카토미 사의 재산을 지켜냈으니 박애요 목숨 걸고 아내를 구출하였으니 사랑이요 무능한 아군과 위협적인 적들의 방해를 뚫고 행복한 결말을 맞았으니 희망인지라. 비록 다이하드는 총쏘고 뛰어다니며 빵빵 터뜨리는, 액션에 충실한 액션영화지만 의도치 않게 아주 훌륭한 크리스마스 정신이 살아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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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레제 꼬지
재료 (12개분): 미니 생 모짜렐라 10-12개, 방울 토마토 15개 전후, 생 바질 3-4줄기, 큰 사이즈 블랙 올리브 10-12개, 바질 페스토 적당량, 소금/올리브 오일 약간. 
와인제안: White Muscat Osceola 화이트 머스켓 포도로 만든 이 캐나다산 화이트 와인은 상큼하고 플로럴한 향이 모든 에피타이저나 샐러드와 잘 어울려요.
1. 미니 생 모짜렐라 치즈와 사이즈가 큰 블랙 올리브는 반 자르거나 그냥 사용하고 프레쉬 바질은 채 썰어 줍니다.
2. 꼬지에 토마토, 모짜렐라, 블랙 올리브를 적당히 배열하여 꽂아 줍니다.
3. 접시에 나란히 놓고 올리브 오일, 소금 약간을 뿌려 준 후 바질 페스토를 적당량 얹어 줍니다.
4. 채 썬 프레쉬 바질을 뿌려 주어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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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크루스타드 
재료 (12개분): 가지 1개, 올리브유 3큰술, 크러쉬드 토마토 2/3 컵, 다진 마늘 1큰술, 드라이드 바질 1 작은 술, 슈레드 모짜렐라 1/2컵, 또띠아 크루스타드 12개.
와인제안: Nederburg Cabernet Sauvignon 오븐에 구워 살짝 꾸덕해진 토마토 소스에는 레드 와인이 잘 어울려요. 사우스 아프리카의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의 와인, 풀바디 Nederburg Cabernet Sauvignon을 선택했어요.
1. 또띠아를 미니 머핀틀 사이즈로 잘라 홈에 맞추어 밀어 넣고 370도F 오븐에 8-9분 구워 준비합니다.
2. 가지는 반원으로 얇게 썰어 준비해요.
3. 팬에 올리브유를 둘러 마늘을 볶아 주다가 가지를 함께 볶아 줍니다.
4. 토마토소스와 바질을 넣고 볶아 주어요.
5. 크루스타드 안에 4의 내용물을 채우고 모짜렐라를 얹어 380도F 오븐에 치즈가 노릇하게 녹을 정도만 구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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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크드 살몬 부르스케타 
재료 (12개분): 훈제 연어 2-3 장, 자색 양파 1/2개(올리브 오일 약간, 레몬즙 1 작은술, 소금&후추), 크림치즈 100g, 얇게 채 썬 비트 20-30조각(optional), 페퍼 콘 또는 케이퍼 20알.
와인제안 : Travel Aquelia  예쁜 핑거푸드에 잘 어울리는 Rose 와인으로 가장 예쁜 색이 나는 것들 중 하나인 Travel Aquelia 골라 보았어요. 와인 품평회에서 91점을 받은 우수한 로제 와인으로 시도해 볼 가치가 있는 와인이라고 하는데 일단 색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1. 바게트를 1cm두께로 썰어 토스트 하거나 오븐에 바삭하게 구워줍니다.
2. 양파는 얇게 채 썰어 분량의 재료로 버무려 준비해요.
3. 구워진 부르스케타에 실온 크림치즈를 바르고 그 위에 양파를 적당량 올린 후 훈제 연어를 얹어 주어요.
4. 채 썬 비트와 페퍼콘을 얹어 마무리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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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야끼 치킨
재료 (약 10개): 닭다리살 400g, 데리야끼 양념(가다랭이포 육수 1/2컵, 진간장 3큰술, 청주2큰술, 미림 2큰술, 생강즙 1작은 술, 설탕 2큰술) 레몬 1조각, 통깨나 갈은 잣 3큰술
와인제안 : Merlot 치킨이나 양념의 맛을 죽이지 않도록 탄닌과 아로마가 덜한 메를로 레드를 매치 했어요. 데리야끼 소스로 구운 닭다리 살이 왠지 소주(?)나 사케를 연상시키지만 의외로 메를로와의 궁합이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1. 닭다리 살은 사방 2cm크기로 작게 잘라 준비해요.
2. 분량의 양념을 섞어 냄비에 끓여 살짝 졸여 준 후 레몬 한 조각을 넣고 불을 꺼요.
3. 닭다리 살을 데리야끼 양념에 넣고 2시간 이상 재워 둡니다.
4. 재운 닭 다리 살을 꼬지에 끼워 팬에 노릇하게 구워 낸 후 깨나 잣을 듬뿍 뿌려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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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담은 머쉬룸
재료 (12개분): 양송이 버섯 12개, 리코타 치즈 1/2컵, 파르메산 치즈 4큰술, 빵가루 1/4컵, 올리브유 2큰술, 토마토 크림소스 1/2컵 (올리브유 2큰술, 마늘 3톨/ 토마토 소스 1컵, 월계수 잎 1장, 드라이드 타임 1작은 술, 화이트 와인 1/4컵, 생크림 1/4컵/ 파르메산 치즈 2큰술, 소금&후추 약간)
와인제안 : Nederburg Cabernet Sauvignon 토마토 크림 소스 위에 치즈를 담뿍 담은 머쉬룸 에도 역시 바디와 탄닌, 아로마가 풍부한 네더버그 레드 카베르네 소비뇽을 선택했어요. 토마토 소스와 진한 치즈 맛에 더할 나위 없는 어울림이 아닌가 해요.
1.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굵게 다진 마늘을 볶다가 토마토 소스부터 생크림까지의 재료를 넣고 은근하게 끓이다가 파르메산 치즈와 소금&후추를 넣어 토마토 크림 소스를 만들어요.
2. 양송이 버섯은 젖은 키친 타올로 깨끗이 닦고 자루를 제거해 줍니다.
3. 베이킹 팬에 오일 스프레이 한 후 양송이를 나란히 올려 주어요.
4. 리코타치즈와 파르메산을 섞어 버섯의 속을 채 운 후 빵 가루를 솔솔 뿌린 후 올리브 오일을 살짝 뿌리고 프레쉬 타임 1-2 줄기를 짧게 올려 예열 된 375도F 오븐에 15분 정도 구워 줍니다.
5. 만들어 놓은 크림 소스를 접시 바닥에 담고 그 위에 구운 머쉬룸을 올려 서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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