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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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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김병년 2025-04-03 0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볼 일이 있어 왕복 4시간 거리의 토론토에 다녀왔습니다.


보통은 토론토에 다녀오더라도 한 사람은 가게를 지키고 각자 혼자서 다녀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번에는 부부가 함께 다녀와야 할 일이었습니다.


오랜만의 부부동반 외출이라 다녀오는 길에 요즈음 새로 생겨 소문난 맛집이 된 중국인이 운영하는 샤부샤부 식당에 들러 아내와 단 둘이서 외식을 했습니다.


부위별로 얇은 종이장처럼 썰어진 쇠고기를 서너 가지의 소스와 다양한 해물, 야채와 함께 무한 리필로 먹는 그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는데 그 환상적인 맛에 취하다가 오히려 새삼스레 고생스럽게 지내온 과거의 이민생활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오래전 십년 가까운 세월을 세븐 투 일레븐의 바쁜 가게를 아내와 교대로 운영하며 둘이서 저녁식사를 함께하기도 힘들었던 시절과 가게를 정리하고 다른 사업을 벌이다가 실패하여 마음고생하며 지냈던 시간들,


그리고 오랜 세월의 고생 끝에 큰 여유는 없어도 그런대로 안정된 생활을 하는 요즈음까지의 일들이 순식간에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갑니다.


고난도 축복이라고 그 고생 덕에 그럭저럭 지내는 요즈음의 생활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큰 근심 없이 무탈하고 아직은 내 몸 내 의지대로 움직이며 사는게 큰 행복인 줄 깨닫게 된 것이지요.


다행히 사는 동네에 호수와 강이 있어 일과 후에는 자전거를 타며 계절 따라 변하는 자연경관도 즐기고 나름 평화로운 마음에 끄적 끄적 글도 써보고 하면서 


공수래 공수거 인생에 이만한 생활이면 축복이 아닌가 자위하며 남은 세월 마음 비우고 그저 내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고자 애쓰며 살고 있습니다.


만시지탄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안빈낙도의 의미를 조금은 깨달은 것 같아 참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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