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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오르는 언덕 (The Hill We Climb)

홍성자 2021-02-0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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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오르는 언덕 (The Hill We Climb)

바이든 취임식에서 낭독한 어맨다 고먼의 축시



모습을 그리며 잤다. 

노란 코트에 반들거리는 까만 얼굴, 머리엔 빨간색의 굵은 머리띠를 한 어맨다 고먼을.

“우리가 오르는 언덕” 이라는 이 시(詩)는 제 46대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취임식에서 낭독한, 미국을 뒤흔든 어맨다 고먼의 축시다. 


축시의 내용을 자세히 알고 싶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웬 선물, 고먼의 축시 영어원문과 한글번역본이 내 컴퓨터의 우편함속에 들어 와 얌전히 앉아 있는 게 아닌가. 내가 그걸 원하고 있었는지 어떻게 알고, 그 먼 한국 땅에서 캐나다 토론토까지 찾아왔는가? 텔레파시가 통한다는 말은 이런 때 사용하는 건지, 평생 신문기자를 한 고향 선배님이 나를 생각했나 보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서 고먼의 자작 축시의 제목에서 말해주듯, 깊고 강렬한 영감이 주는 반향으로, 취임식의 백미중 하나라 일컬어지고 있는데 어찌 관심 밖일 수 있겠나. 

어멘다 고먼은 미국 역사상 대통령 취임식에 최연소 축시 낭독자이다. 청년계관(桂冠) 시인인데, 계관이란 월계관을 쓴 시인이라는 뜻으로, 영국 왕실을 위해 시를 지을 정도로 보통 원로시인에게 붙여주는 영예의 호칭인데, 22세의 흑인 여성에게 그런 호칭을 부여해 준 미국이야 말로 미국답다고 말 할 수 있겠다.  

그녀는 하버드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특정 글자를 발음하지 못하는 언어장애가 있었다. 그에게 글쓰기는 자기표현의 수단이었고 뮤지컬, 음악 등을 들으며 부단한 연습으로 언어장애를 극복했다 한다. 

인종차별 철폐와 페미니즘 활동가인데, 조 바이든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그녀를 축시 낭독자로 추천한 것이다. 

고먼은 대통령 취임식에 축시의 청탁을 받고 기쁨이 넘쳤지만, 막상 시를 쓰려니 막막하기만 하던 중, 1월 6일 대통령 취임식을 거행해야 할 연방 의사당 폭동사건을 보고 영감을 얻어 이 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영어본문을 한글로 번역한 시중에서 중간 중간 발췌한 나의 오피니언이다.  


‘태양이 떠오르면, 우리는 오늘도 스스로 묻는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과연 빛을 찾을 수 있을까?’ 

고먼은 미국의 현실을 어둠이라고 하고 있다. 


‘우리는 이 나라를 공유하기보다 조각내려는 세력들을 보았다. 이 일로 민주주의가 지체된다면 우리나라는 없어졌을 것이다. 거의 그럴 뻔 했다. 우리가 풍파를 치르며 증거 했던 나라는 부러지지 않았고, 미완일 뿐이다’ 

이 부분은 2021년 연초에 대통령 취임식이 열릴 의사당이 폭도들에게 점거 됐을 때와 트럼프 집권 4년에 대한 통렬한 비판인 듯하다. 


‘그렇지만 새벽은 늘 어느새 우리 앞에 와 있다. 우리가 어쩌면 빛을 찾아 온 것일지도 모른다.’ 

한줄기 희망을 안간힘으로 붙잡는듯하지만, 분명히 잡았다는 뜻으로 와 닿는다. 

축시의 두 번째 단락에서 자기의 출생 배경을, 노예의 후손이자 미혼모 손에서 자란 깡마른 소녀라는 것을 고백했고, 미국의 대통령을 꿈꾸고 있다고 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흑인 젊은 여자가 감히 미국대통령을 ....... 

특히 대통령취임식의 CNN TV 생중계에는 200만 명이 넘는 접속과 만여 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고 한다. 댓글로는 감동이다, 전율을 느낀다, 눈물이 난다 등 응원하며 찬탄 일색이었다는데, 이것은 의사당 폭동이 미국 사회에 얼마나 큰 충격이었는가를 짐작할 수 있는 현상이라고 보겠다. 여기에서 또 다시 미국을 보게 된다. 


‘우리는 뚜렷한 목적을 위해 나아가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그 목적이란 모든 문화, 인종, 성격, 그리고 인간의 조건이라 할 만한 것들을 아우르는 나라를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눈을 들어 우리 앞에 놓인 오르막길을 본다....... ’ 

어떤 나라를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자세하게 표현했다. 


‘우리는 슬픈 순간에도 성장했으며, 상처를 입을지언정 희망은 잃지 않았다.........   영원히 하나로 똘똘 뭉쳐 승리할 것이다’ 

결국 미국은 승리할 것을 말해 준다. 

‘우리는 자명한 사실을 알고 있다, 민주주의란 잠깐 늦춰질 수는 있을지 몰라도 절대로 영원히 굴복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아이들이 태어나면 우리가 물려받은 나라보다 더 훌륭한 나라를 물려주자. 서부의 금빛 언덕에서.......  

“태양이 떠오르면, 우리는 짙은 어둠속에서 나와, 두려움 없이 활활 타오르리라.  

우리가 쟁취한 자유의 신새벽이 온다.

그곳에는 언제나 환한 빛이 가득하다.

우리가 용기를 내 쳐다볼 수만 있다면,

우리가 용기를 내 자유로울 수만 있다면‘


고먼은 5분여 정도로 미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시로 낭독했다. 놀랍기 그지없다. 자유! 끝내는 자유를 추구한 시인 고먼을 찾아낸 미국의 훠스트 레이디, 통찰력이 예민한 질 바이든께 감사드린다. 

이 시에서 미국의 역사를 한 눈에 보는 듯 감개무량함을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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