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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정재천 2021-10-1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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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 터키를 거쳐 조지아 단기선교를 다녀왔습니다. 크게 얻고 돌아온 은혜가 있어서 그 은혜를 중앙일보 애독자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마태복음 3장 9절에 보면 세례 요한 시대, 당대 의로움의 표상으로 인식되던 바리새인과 사두개인 등 영적 지도자들을 향해 요한이 따끔한 말을 던집니다: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나님이 능히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게 하시리라.” 머리로 이해했지만, 가슴으로 크게 와닿지 않던 이 말씀이 선교지에서 일하고 계신 선교사님들의 삶을 보고 나니 제게 따갑게 찌르는 회개의 음성이 되었습니다. 


교회와 신학교를 오가며 바쁘게 목회와 교육에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바쁜 사역의 목표는 성도와 학생들을 준비시키고 훈련시켜 앞으로 다가올 주님의 부르심에 이들이 쓰임 받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이렇게 열심히 대비하고 있는데 막상 선교지에 가보니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놀라운 일들을 이미 행하고 이루고 계셨습니다. 그것도 겉으로 보기에는 우리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의 연약한 지체들을 통하여 엄청난 일들을 하고 계셨습니다. 


우리가 코비드 앞에서 숨죽이며 서로를 멀리하는 동안 선교지의 선교사님들을 의료가 닿지 않는 형제들을 돌보며 그들에게 성경을 읽어주고 있었습니다. 젊고 패기 있는 청년들이 고국 선교단체와 파송교회의 후원이 중단되어서 고국으로 하나둘씩 발길을 돌린 지난 2년간 이미 정년이 되어 후원이 끊어진 선교사님들은 남아서 선교지의 사역을 돌보고 계셨습니다. 우리에게 재정이 부족하여 선교지에 나갈 수 없고 우리에게 헌신자가 없어서 선교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도 그곳에서는 오병이어와 같은 하나님의 부족함 없이 넘치는 기적을 체험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곳의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들을 만나고 나니 그동안 우리 스스로의 열심과 열정을 바라보며 주님 오시는 길을 잘 예비하고 있다고 믿었던 것이 착각이었음을 부끄럽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등을 두드리며 칭찬해주던 우리 스스로의 모습이 너무나 부끄러워졌습니다. 하나님은 거의 2년이라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을 주셨는데 누구는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고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기위해 일하는 동안 누구는 가만히 기다리며 “하나님이 우릴 사랑하신다”라는 자아도취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선교지의 진정한 하나님의 영웅을 바라보며 느껴지는 바가 많았습니다. 


사랑하는 애독자 여러분,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나의 재정도 능력도 열정도 젊음도 아니고 오직 나를 부인하고 주의 십자가를 지려고 하는 순종하는 마음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앞서가는 그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질투가 생겼습니다. 나보다 주님을 더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큰 축복임을 느끼며 분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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