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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꽃샘바람이

최병창 2022-06-24 0

이른 새벽 꽃샘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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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듣지 못한 소리가

세찬 애간장으로 

분별없는 골수를 흔들고 있다

 

순간 숨어있던 벽시계도

초침을 세우며 날카롭게 번득인다

 

빠른 속도는 

빠르게 속도를 잡아먹고 

느린 행보는 

느린 만큼 제 속을 감추는 것

 

한참이나 뒤적거린 궁금증은 

집중하는 표적을 

단번에 건져내지 못했다

 

템포가 제법 상스럽다

입안에서 쓴맛이 흐느적거리고

홀로 제 몸을 지탱하던 욕망은

무차별로 어슬렁거린 무관심을 

모서리에 가득 채운다

 

슬그머니 몸을 비틀어본다

경계를 비켜갈 수 없는 어지럼증도

울타리 밖에서

낯선 인사를 나누어야 할 것 같아

연약한 풀잎 같이 손을 내민다

 

손바닥 위에 내려앉아 

찬찬히 두께를 가늠하는 심호흡

 

숨을 내려놓으니

아직은 상대적으로 매어있는 

부족한 사랑의 탈출인 양

허공을 붙잡고 서있던 

까치발이 먼저 앞장서고 있다

 

찢어지지 않으려고 

찬란한 속을 

아득히 드러내는 쭈글쭈글한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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