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기억의 끝
그리움 바스락바스락
계절을 바꿈질하는
바람의 쇳소리
소스라치게 놀라
갈잎들 이별을 서두르고
구름 너머
아련한 생각의 끝
못다 전한
사랑이 바스락바스락
사랑의 부스러기
가을바람 흩날린다
11월 김장 도마 위
사각형으로 잘리는
싱싱한 푸른 무 한쪽
사각사각 베어먹는
토막 난 순간
붉은 입술 흰 이빨 사이
가을은 가고
삭풍이 끌고 오는 고개 넘어
빈 들녘 휩쓰는
쓸쓸한 발자욱 서럽다
가을아
넌
가면
다시 오겠지
난..
몇 개나 남아 있나
신(神)주머니 속
약속 없는 나의 가을
신(神)께 떼라도 써볼까
한 열 개쯤 더 보태
가을을 재계약(再契約)하자고
가을이 이리도 아름다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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