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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며 성경읽기

이홍우 2025-01-10 0

영성가이자 작가인 토마스 머튼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경을 향해 질문을 던지는 것과 성경에게 질문을 받는 것이 중단되었는가?  성경과 다투기를 그만 두었는가?  그렇다면 아마 우리의 읽기가 더는 진지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그가 언급한 성경에 대해 질문은 단순히 모르는 것을 묻는 것이 아니라, ‘다투다는 말에서 느낄 수 있듯이 따져 묻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간의 우리의 성경 읽기를 돌아보면 큐티로 대표되는 매일 성경 읽기같이 (장점도 많지만) 성경으로부터 은혜 받고 적용거리를 찾아내는 데에 주로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한 발짝 물러서서 질문을 시도해 보는 여유를 갖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그러면 성경에 대해 질문하며 읽기는 어떤 유익함을 우리에게 줄까요? 

우선, 질문하며 성경읽기는 관점을 바꾸며 성경을 읽게 합니다.  예를 들자면 가나안 정복 이야기를 읽을 때 질문 없이 읽으면 처참한 전쟁에 대해 무감각하게 넘어가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만일 하나님은 왜 이토록 잔인하게 타 민족을 없애라고 명령해야 했을까?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라고 질문한다면 우리의 생각은 가나안에 살던 보통 사람들이 당한 비극에 까지 미치게 됩니다. 서있는 곳에 따라 풍경이 달라지듯이 나를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시각이 많이 달라 질 수 있습니다. 구약학자 에릭 사이버트는 그의 책 <<구약 재미있게 읽는 법>>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홍수 내러티브를 방주 바깥에 있던 사람들의 관점에서 읽거나, 정복 내러티브를 성 벽 안에 있던 사람의 관점에서 읽으면, 이러한 신적인 파괴 기사에서 스러진 수많은 사람들을 인간으로 보게 된다. 그들의 관점에서 읽기는 그들도 인간임을 우리에게 상기시켜서 구약의 지면에서든 우리의 주변 세상에서든 타인들을 악마화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성경에 대해 질문하는 자세는 문자에 매이지 않고 보다 폭넓고 풍성한 성경 해석의 길을 열어줍니다.  구약학자 김근주 교수는 그의 책 <<나를 넘어서는 성경읽기>>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비판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이제 성경에 대한 비판적 읽기를 생각해 보자. 성경을 비판적으로 읽는 다는 것은 불신과 회의에 가득 찬 자세로 읽는 다는 의미가 아니다. 비판적으로 읽는다는 것은 성경의 진술에 대해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따져보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비판적으로 읽지 않으면, 우리는 구약 성경이 사실(facts)를 전달하기 위한 책이라는 선입견을 지니게 되고, 그럴 때 성경의 문자적 해석에 집착하게 된다.”

성경에 향한 질문들이 속 시원한 답으로 돌아오지는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아니 그런 경우가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질문거리를 떠올리고 정리해 가는 과정을 통해서도 생각의 폭과 깊이를 더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때로는 그간 의지했던 단단한 토대에 미세한 균열이 감지되는 난감함도 경험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성경읽기가 그저 마일리지를 쌓으며 내가 가진 생각과 믿음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심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라면, 질문은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되리라 믿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성경에 질문을 던져보는 것은 결국 하나님을 더 잘 알아가기 위한 목적을 향하고 있습니다. 새해 성경읽기를 계획하고 있다면 이제는 의도적으로라도 질문하는 여유를 가지며 성경을 읽어 보면 어떨까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여호와를 알자 힘써 여호와를 알자.”(호세아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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