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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

홍성자 2022-07-29 0

천적(天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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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인천 앞바다에서 잡는 살아있는 청어를 일본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일본으로 수출해야 하는데, 문제는 청어를 잡아 생선수송차에 싣고 부산항까지 가면 청어가 거의 다 죽었다는 것이다. 


수산업자들이 아이디어를 낸 것이 청어의 천적인 바다메기 한 마리를 생선 수송차 어항에 넣고, 부산항에 와서 보니 청어가 거의 살아있었다고 한다. 


청어는 천적인 바다메기한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이리 도망가고 저리 도망가다 보니 살아있더라는 말이다. 


얼마나 죽을 뻔 했을까? 죽기 아니면 살기로 바다메기 보다 더 빠르게 움직였을 것이며, 어차피 잡아먹힐 몸 이판사판으로 도망 다녔을 것이고, 그 고난이 청어를 더 강하게 했을 것이다. 정신 돌아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게 기적이다. 참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청어 이야기뿐만이 아니다.  


그 징그럽고 무서운 뱀에게도 천적이 있단다. 고양이와 뱀 잡아먹는 새인데, 그 이름도 뱀잡이수리란다. 얼마나 독한 새면 뱀도 잡아먹는가? 바다에 사는 불가사리의 천적은 소라처럼 생긴 나팔고둥이고, 연못 속에 금붕어의 천적은 황소개구리란다. 지네의 천적은 닭이고, 개미의 천적은 개미귀신과 개미핥기란다. 거미의 천적은 말벌과 참새라고 하며, 사마귀의 천적은 장수말벌과 검정말벌, 개구리나 두꺼비, 참새 등이고, 산토끼의 천적은 매, 참매다. 매의 눈에 토끼가 보였다 하면 그 토끼는 살아남지 못한다. 


사람을 포함한 생태계 속의 천적관계는 다 있게 되어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물들이나 세균, 박테리아, 바이러스들까지도....... 


천적 속에 있을 때 살기 위해서는 더 강해지고 발전됨을 알겠다. 바꾸어 말해서 경쟁자가 없다든가, 전쟁이 아니면 열심히 살지 않는다고도 말 할 수 있겠다. 왜? 도서관에 가서 공부하는가? 달리기 혼자 하면 언제나 1등이다, 뭘 달려? 아이스크림 먹어가며 걸어가도 1등은 떼어 놓은 당상인데....... 


천적으로부터 살아남아 종족을 번식시키는 생물들의 위대함을 본다. 호두나 밤은 서로 부딪쳐야 열매가 단단해지고, 혹독한 겨울을 지낸 보리가 알곡이 되며, 바다의 영양분은 태풍이 지나가야 풍부해지고, 메마른 땅에 피어난 꽃이 더 향기롭다 하지 않는가. 


캐나다의 로키산맥 해발 3천 미터 고지에 수목 한계선지대가 있다. 


식물들이 더 이상 살수 없다는 곳, 이 지대에서 혹독한 추위와 매서운 바람, 열악한 조건하에 생존을 위해서 ‘무릎 꿇고 있는 모습’으로 무서울 만큼 초 인내를 발휘하며 생명을 지키는 나무들이 있다. 


 그중 단풍나무들이 바이올린을 만드는데 소용되는 나무로, 천상의 소리를 내는데 최적의 재목이라는 것이다. 낭떠러지 절벽사이 속에서 구부러지고 옹크린 자세로 볼품없지만, 인내로 굳어진 그 나무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세계 의 명품바이올린이 탄생된다는 것이다. 고통 속에서 생명은 더 단단해지고 강해지며, 악조건의 자연 상황이라는 천적에 대응하는 모습은 슬픔이라는 말로는 도저히 표현이 부족하다. 독하다고 해야 할까?


요즈음에 와서 사람의 천적은 무엇인가? 생각해 보니 바이러스라고 할 수 있겠다. 코로나 19가 나와서 거의 2년 반 동안에 세계인구 중 600만 명 이상을 저세상으로 보냈다. 어찌 사람의 천적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나? 


사람의 천적인 바이러스? 네가 뭔데? 네가 누군데? 희한하게 생긴 놈이 나타나 그 많은 사람들을 삽시간에 저세상으로 보내? 세계 굴지의 제약회사 약사들은 눈에 쌍불을 켜고 단기간에 백신을 개발하여, 세계인의 팔뚝에 주사하기 시작하니 바이러스가 꼬리를 내리기 시작, 감히 어디라고 대들어? 변종? 종식될 줄 몰랐어? 카운트다운 들어갔다. 


사람을 천적으로 삼고 덤비다니? 죽을 줄 몰랐어? 왜 몰랐어.


천적이라 함은? 먹이사슬에서 잡아먹히는 생물에 상대하여 잡아먹는 생물을 이르는 말 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다. 쉽게 말하면 하늘이 내린 원수라는 말이다. 


한국이 어떻게 세계에서 우뚝 서게 되었을까? 


 1950년 6.25 전쟁이 3년 넘게 진행되다가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이 체결되면서, 전쟁은 정지되었으나 남북은 휴전상태에 들어갔다. 전쟁이 끝났다는 말이 아니고 얼마동안 싸움을 멈추자는 것이다.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


 같은 민족 우리 형제인데 왜 이렇게 되었나? 남북한 전쟁피해자 200만 명이 넘는다. 언제 다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대치상황으로 견제하면서, 한국은 휴전 69년 만에 폐허로부터 2022년 현재, 세계에서 손꼽히는 강국으로 기적을 이루어냈다. 


 기름 없이 못사는 세상인데, 기름 한 방울 안 나오는 한국이지만, 자동차산업이 발전하여 뉴욕 번화가로부터 아프리카의 오지, 남극과 북극까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흔하게 볼 수 있어 정말 한국 차가 지구를 덮었다고 말하고 싶다. 세상에 한국 차가 이렇게 지구 곳곳에서 달릴 줄을 상상이나 했었나? 나도 캐나다에서 살고 있지만 현대 쏘나타 두 대째 타는데.......착한 값에 힘 좋고 고장 없으며 튼튼하고 에어컨 히터 빵빵 터지며 정말 잘 나간다. 


전자산업이 발전하여 컴퓨터를 비롯, 삼성TV, 삼성핸드폰, LG 핸드폰과 냉장고, 세탁기를 미국과 캐나다뿐만 아니라 세계 어딜 가나 흔하게 볼 수 있고, 비행기와 선박, 각종 최신무기를 생산하는 방위산업, 반도체산업, 자동차배터리산업 등, 우주항공, 군사, 문화, 예술 등등, 각종 모든 분야에서 세계 첨단을 누비고 있다. 


 6.25 전쟁 전에도 다 그런 건 아니었겠지만 한국은 가난하게 살았다. 전쟁까지 3년을 겪고 나니 남편과 아들 죽고 하늘이 무너졌는데, 먹을 게 있나? 입을게 있나? 집이 있나? 자원도 없이 폐허가 된 나라에서 단백질을 알면 뭐하나? 거의가 풀떼기로 살아온 백성이 아닌가. 


 우리의 천적은 결국 가난이었다. 


오직 기술! 기술! 기술만이 살길이라고 부르짖으며 목마른 자가 우물판다고 연구에 연구, 낮에는 물론, 밤을 낮 삼아 일하고 버티며 견디어온 민족, 그 민족이 지금의 대한민국 내 조국을 부강한 나라로 만들었으니, 세계가 눈을 크게 뜨고 한국에 놀라며 초점을 맞춘다. 아시아에 독특한 민족이다. 


 정말 꿈만 같다. 눈물이나 땀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가히 역부족이다. 


토끼모양 작은 땅, 토끼 허리에 빨간 줄을 그은 분단의 아픔을 딛고, 이를 악물며 어쩌면 천적보다 더한 극성으로, 사활을 걸고 악착같이 달려들어 이루어낸 대단한 한국! 천적도 뒤집어엎은 그 민족이 한민족이다. 


( 2022. 7.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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