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튼의 한인 관광객" > 오피니언

본문 바로가기
토론토 중앙일보
오피니언 글사랑 마을 "트렌튼의 한인 관광객"
글사랑 마을

"트렌튼의 한인 관광객"

김병년 2024-03-16 0

토론토에서 두 시간이나 떨어진 시골 작은 마을 트렌튼의 내 가게에 아시안이 들어왔다.

30대로 앳되어 보이는 엄마와 중학생과 초등학생 두 아들을 데리고서 두 아들과의 대화를 듣고 한인인 줄 알았다.


한국에서 관광차 와서 차로 몬트리올과 퀘벡과 오타와를 관광하고 토론토로 돌아가는 길에 트렌튼이라는 작은 도시에 호기심으로 들렀고 아빠는 직장관계로 어제 몬트리올에서 한국으로 먼저 출국을 하였고 두 아들을 데리고 엄마 혼자서 운전을 하며 토론토로 가는 중이란다.


젊은 엄마 혼자서 참 대견하다 싶기도 하고 한인 관광객이 시골 타운에 들리는 것은 참 드문 일이라 반가운 마음에 한사코 사양함에도 내 가게의 작은 기념품들 몇 가지를 아이들에게 챙겨주었다.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이민오기 전에 내가 살았던 서울의 반포에 살고 있고 반포본당에서 미사를 본다고 한다.

나와 내 아내는 반포 잠원동의 잠원본당에서 영세를 받았고 내 본명은 비오라고 하자 깜짝 놀라며 남편의 본명이 비오라고 한다.


이 낯선 곳에서 예상치 못하게 한인을 만나서 놀라울 정도로 반가웠는데 살았던 동네도 같고 남편과 세례명까지 같다는 것에 완전 소름이 돋는 느낌이라고 너무나 놀라워한다.


선물을 받고 미안한 마음에 뭔가 살려고 하는데 짐이 되니 그만두라고 한사코 말리고 아이들과 함께 마치 내 가족들을 보내듯이 정겹게 인사하고 보냈는데 한 십 분쯤 뒤에 그 엄마가 다시 내 가게로 왔다.


그냥 갈 수 없어서 자기들 여행 중에 먹으려고 가져왔던 한국산 김인데 드셨으면 좋겠다고 한 봉다리를 싸 들고 왔다.


사양을 했지만 어차피 내일 자기들은 토론토에서 한국으로 떠난다 하며 놓고 간다.

조심해서 잘 가라고 인사를 하고 돌아와서 적지 않은 김을 바라보며 사람 사는게 진짜 별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


서로간에 따뜻하게 배려하며 정을 주고 받으며 살면 어떠한 환경에서라도 이 세상은 살만한 세상이라는 생각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오피니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