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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티카카호수에 떠도는 풀 섬 (Lago Titicaca)

손정숙 2021-10-1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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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항행 가능한 호수로는 최고도(해발 3,809m)인 Titicaca 호수에 ‘떠 있는 섬’ UROS는 있었다. 고산지역이라 산소부족 증으로 산소흡입 마스크를 해 가면서 따라 온 발걸음이 벌써부터 흔들린다. 페루 PUNO 산꼭대기에 볼리비아와 접경하고 있는 Titicaca 호수의 UROS 섬에는 갈대 집을 짓고 360가정 정도가 살고 있었다. 정부에서 안전과 자연보호를 위해 경비대를 주둔시키고 관광객들에게 통행료를 받고 있었다. 

주민은 페루인이 아니고 아마존에서 떠들어 온 인종이라고 하는데 언어도 UROS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페루는 고등학교까지 의무 교육임으로 이들도 자녀들은 PUNO에 있는 학교로 통학시킨다. 너무도 가난하여 세금은 면제되고 문명의 이기는 별로 없이 주로 물고기와 사냥한 오리 그리고 감자를 주식으로 먹고 산다. 

이들의 생명의 원천은 거의 호숫가에 무성한 갈대숲에서 온다. 갈대로 집을 짓고, 갈대 속은 오이처럼 야채로 먹고, 토탄에 씨를 뿌리듯 감자와 채소, 그리고 꽃도 심는다. 관광객들에게 갈대로 만든 기념품들을 팔고, 갈잎 배를 태워주고 배 삯으로 수입을 얻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것은 이 섬이 갈대로 엮은 풀 섬이라는 것이다. 

섬 청년이 섬의 조성과 집짓는 법을 시범하였다. 무성한 갈대들을 긴 낫으로 쳐 낸 뒤 뿌리덩어리를 톱으로 잘라낸다. 마치 두께 1미터 정도의 토탄을 잘라내는 것과 흡사하다. 

네모만 토탄덩어리를 움직이지 않도록 말뚝을 박아 갈대 끈으로 서로 묶어 섬 바닥을 형성한다. 섬 바닥 밑은 수심 4~50미터의 호수이다. 갈대를 잘라 가지런히 그 위에 덮고 발로 밟아 단단해지게 한다. 맨발로 땅을 밟아대는 이들의 민속춤이 여기서 유래되었다는 말도 있다. 

굵은 갈대를 한데 묶어 기둥을 세우고 초막이 지어지고, 옹기로 빚은 화덕에 옹기항아리가 얹히고 화덕아궁이에 갈짚 불쏘시개를 넣는 것으로 끝났다. 한 바퀴를 돌아도 십분도 채 안 걸리는 마을을 여기저기 기웃거려보았다. 

텅 빈 초막 안에 가구 같은 것은 없었다. 관광객을 위한 유일한 카페에선 잉카의 무도곡이 북소리와 갈대 하모니카피리소리로 울리고 있었다. 알록달록 한 예쁜 옷을 입은 아이들이 뛰어다니기에 사진을 찍으려 하였더니 피해 달아난다. 

섬 아이들은 사진 찍기를 싫어한다기에 과자와 초콜릿을 주며 끌었다. 금방 온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는 그들을 보고 순간적으로 마음에 자책을 느꼈다. 깨끗하고 순수한 인성을 단 것으로 오염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가책이었다. 보다 높은 삶의 질을 위해 웰 빙의 작은 단서까지 짚어가는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며 과연 이들은 어느 영역에 속해 있을까. 행복지수는 어떤가. 돌아오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맴돌았다. 잠깐! 찰칵..

사진 한 장 찍었다... 세상에서 제일 만족해 하는 모습의 남자가 거기 있었다. 

하늘과 가장 가까이 있어 행복한 것일까? 아니면 하늘과 맞닿은 이 넓은 호수, 내 영토의 광활함 때문일까? 그도 아니라면, 당연히 주어진 공기일망정 절제하여 들여 마시며 자연에 순응하여 사는 넉넉한 마음 때문일 것이라 믿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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