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사회 신문에 관심과 지원 절실
미국 제3대 대통령 제퍼슨의 "신문 없는 정부 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는 말 속에는 민주주의와 언론의 역할이 잘 드러나 있다.
필자는 이민초기에 언론인으로서, 한인동포사회의 소식을 열심히 전하고, 특히 불법 이민자들이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각계각층에 협조를 구해 봉사하던 시절을 되돌아본다. 2024년은 필자에게 캐나다 생활 50년을 맞이하는 의미 있는 해로 기억될 것이다. 50년은 강산이 다섯 번 변한다는 길고 험난한 삶의 역사다. 광야의 땅 캐나다에서 30대 후반부터 7,80을 넘어 90세에 이르기까지 기나긴 여정을 걸어왔다. 황금같이 빛나던 젊은 시절엔 광야의 개척자로, 이민생활의 동반자로 억세게 살아왔다. 그렇게 오고 싶었던 캐나다, 젖과 꿀이 흐르는 나라 캐나다 이지만, 현실의 캐나다는 누구 하나 반겨주고 끌어주고 밀어주는 사람 없는 수억 만리 멀고 먼 광야의 땅일 뿐이었다. 이곳에서 외로운 개척자이자 전도자로 하늘에 닿은 꿈을 안고 힘겨운 줄도 모르고 앞만 보고 억세게 살아왔다.
자고 나면 생면부지의 백인들과 다민족이 밀집한 오타와, 토론토 거리에서 한국사람 같은 얼굴만 보아도 반가와서 “하이!” 하던 시절이 있었다. 한국사람을 만나면 반갑고 기뻐서 “Are you Korean?” 하고 물으면서 웃음을 던지고 손을 내밀던 모습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동포를 만나면 한없이 반갑고 무언가 그들을 위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솟아났다. 캐나다에 첫발을 내딛는 방문자나 이민자가 있으면 공항에 마중 나가 집을 구하는 문제부터 관공서나 병원은 물론 교회에 가는 것까지 안내해 주었다. 어렵게 사는 탈북자나 불법 이민자가 불안에 떨지 않고 영주권 취득할 수 있도록 발로 뛰던 자원봉사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이민 언론인으로서 동포 한인사회를 이끌고 발전시키는데 다소나마 기여했던 시간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그랬던 시절은 어느덧 다 지나가고 이제는 컴퓨터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어 종이신문이 고사 위기에 처한 현실을 보게 된다. 종이신문이 문 닫을 위기라는 소식을 듣고 동포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세상이 초고속 정보통신 사회로 변해가며 점점 종이신문의 필요성이 떨어지는 걸 부인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정보의 홍수 속에서 종이신문의 본연의 역할과 기능이 있다는 점 또한 놓쳐서는 안 된다. 자극적이고 눈에 띄는 사건 위주의 디지털 매체에 비해 종이신문은 정치, 사회, 지역,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영역의 기사를 심도 있게 여러 가지 시각과 의견을 다루며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기여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캐나다 사회 주류 언론사인 Toronto Star가 종이신문으로서 그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는 것처럼, 한인사회 종이신문의 존재 필요성과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인이민역사에서 동포 개개인은 물론 총영사관을 비롯한 정부기관과 주재 상사단, 그리고 한인단체와 비즈니스, 종교계가 한인 종이신문의 역할에 힘입은 바는 모두가 아는 바와 같다. 한인사회 목탁과 같은 종이신문이 처한 작금의 위기상황을 남의 일로 치부하지 말고 관심 갖고 어려움 해결에 한인
동포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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