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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중앙일보
오피니언 글사랑 마을 11월 햇살은 아직도 외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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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햇살은 아직도 외출 중이다

이시랑 2024-11-26 0

창가에 혼자 앉아

커피를 마신다


외로움의 눈금이

영하를 치는 커피잔


문득 먼 기억에서

잊었던 얼굴 하나

동동 떠오른다


사랑도 아니고

그리움도 아닌


그냥

안부가 궁금한 사이

희미한 얼굴 하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커피잔 속 얼굴이

나를 보고


동그랗게 웃는다

나도 웃는다


그가 가버릴가 봐

숨을 삼키고

조심스럽게 커피잔을 

상에 내려놓는다


외로움의 눈금이

영하를 치는 커피잔

손끝 시리다


그는 기어이 가버리고

나는 다시 혼자이다


식어버린 그를

싱크대에 후루룩 쏟고

따순 생각 한 잔 따라 마신다


한나절이 지나도

그는 돌아오지 않는 기다림


읽던 책을 덮듯 

기다림을 덮고

나도 까만 밤을 덮고 눕는다


11월 햇살은

아직도 외출 중이다


내일은 오려나

혼자 생각을 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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