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 혼자 앉아
커피를 마신다
외로움의 눈금이
영하를 치는 커피잔
문득 먼 기억에서
잊었던 얼굴 하나
동동 떠오른다
사랑도 아니고
그리움도 아닌
그냥
안부가 궁금한 사이
희미한 얼굴 하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커피잔 속 얼굴이
나를 보고
동그랗게 웃는다
나도 웃는다
그가 가버릴가 봐
숨을 삼키고
조심스럽게 커피잔을
상에 내려놓는다
외로움의 눈금이
영하를 치는 커피잔
손끝 시리다
그는 기어이 가버리고
나는 다시 혼자이다
식어버린 그를
싱크대에 후루룩 쏟고
따순 생각 한 잔 따라 마신다
한나절이 지나도
그는 돌아오지 않는 기다림
읽던 책을 덮듯
기다림을 덮고
나도 까만 밤을 덮고 눕는다
11월 햇살은
아직도 외출 중이다
내일은 오려나
혼자 생각을 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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