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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을 잊지 말자, 힘이 있어야 평화가 온다

윤방현 2024-06-14 0

6.25 전쟁이 발발 한지 74년이 된다. 매년 이맘때면 어린 시절 6.25를 겪으면서 이겨내야만 했던 전쟁의 고통과 극복의 과정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전후 세대가 사회를 이끌어가는 이 시대에, 6.25 전쟁을 겪은 노년세대는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 착잡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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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사자 608 합동 봉안식.[중앙포토]


지난해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과 전국의 사단, 여단급 부대의 장병들은 산악지형과 악천 후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끈질기게 쫓은 결과 214구의 유해를 발굴했다. 214구 중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고 최임락 일병을 비롯해 22명이며,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192구는 합동봉안식 이후 국유단 신원확인센터 내 유해보관소에 모실 예정이다.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은 지난 2000년 6•25전쟁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수습한 국군 전사자 유해는 모두 1만 1000여 구이며, 그 중 226명의 신원을 확인해 가족의 품으로 모셨다. 또한, 지난 7월에는 미국 하와이에 모셔져 있던 국군 전사자 유해 7구를 국내로 봉환하는 등 호국영웅에 대한 국가 차원의 예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12만3천 전사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그날까지 전사자 유해발굴은 지속될 것이다.


6•25전쟁은 결코 잊을 수도, 잊어서도 안되는 우리의 역사다. 6.25전쟁이 남긴 상처는 실로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이 크고 깊다. 국군은 13만8천 명 전사, 45만 명 부상, 2만5천 명이 실종되었다. 민간인은 100만 명이 사망, 학살, 부상당하였고, 10만 명의 아이들이 고아가 되었으며, 320만 명이 고향을 떠나고, 천만 명의 국민이 이산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한국을 돕고자 참전한 UN군 195만 7000여 명 중, 사망 3만 7900명, 부상 10만 3460명, 실종 3950명, 전체 포로군인은 5800여 명이다. 산업시설의 80%가 파괴되었고 온 국토가 잿더미로 변하며 사회경제의 기반과 국민의 삶의 터전이 무너졌다. 


3년간의 긴 전쟁 기간 동안 굶주림과 추위에 몸부림치다 객사한 피난민들, 전쟁터에서 피 흘리며 쓰러져간 사람들은 누군가의 아버지며 형제이며 자녀였다. 농사를 짓다 말고, 학기를 다 마치지도 못하고, 가족을 집에 남겨두고 떠난 우리의 이웃이 무너져가는 나라를 살리기 위해 낙동강 전선을 지키고 서울을 수복했다. 그들이 꽃같은 나이에 목숨을 초개같이 던질 수 있었던 이유는 내 가족이 살아갈 이땅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나라를 위한 호국영웅들의 애국심과 살신성인의 충정을 잊어서는 안된다.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전후 세대는 전쟁의 참혹함을 체험적으로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6•25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의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모두 참전용사의 아들이고, 피난민의 딸이다. 6.25전쟁은 아직도 한 개인의 삶과 한 가족의 역사에 고스란히 살아있다. 6.25전쟁을 겪은 세대들에게 공통된 하나의 마음은, 이 땅에 두 번 다시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쟁의 참혹함을 잊지 않는 것이 평화를 위한 첫걸음이다. 그것은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달려온,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는, UN 참전용사들의 염원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피와 땀과 눈물로 이룩한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호국영웅들이 초개와 같이 몸을 던져 산화한 6.25 전쟁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더러운 평화라도 이기는 전쟁보다 낫다. 6.25는 군사충돌이 누적된 탓"이라는 이재명 야당대표의 잘못된 역사인식은 바로잡아야 한다. 우리는 "평화는 힘에 의해 지켜지는 것"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인식에 동의한다. 튼튼한 국방력 강화만이 북한의 끊임없는 핵 위협과 도발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나는 조국의 군복을 입은 채 골짜기 풀숲에 유쾌히 쉬노라. 

이제 나는 잠시 피곤한 몸을 쉬이고 저 하늘에 나는 바람을 마시게 되었노라. 

나는 자랑스런 내 어머니 조국을 위해 싸웠고 내 조국을 위해 또한 영광스레 숨지었나니.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엎드려 그 젊은 주검을 통곡하며

나는 듣노라. 그대가 주고 간 마지막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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