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하원이의 친구들이 하원이에게 붙여준 별명 중 하나는 ‘책벌레’(Bookworm)였습니다. 아빠가 신학을 공부하면서 책을 읽는 모습을 많이 접해서 그런지 하원이는 아빠 방에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하원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루시 모드 몽고메리(L. M. Montgomery)가 지은 빨간 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 시리즈입니다. 총 8권으로 구성된 이 책들을 하원이는 100번 넘게 읽었다고 하는데, 저는 장난삼아 하원이에게 블라인드 테스트를 합니다. 빨간 머리 앤 시리즈에서 아무 책이나 선택해서 한 문장을 읽어주면 하원이가 맞추는 방식인데, 하원이는 그 내용이 몇 권의 어떤 챕터(chapter)에 있는지 맞추곤 했습니다.
최근에는 하원이에게 성경과 함께 고전문학(古典文學)을 더욱 열심히 읽으라고 이야기해 줍니다. 역사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살아남은 고전문학은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를 인정받은 작품이기에 우리들은 그 속에서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도 어릴 적에 책을 좋아하는 누나 덕분에 감동적으로 읽은 책이 있는데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가 1952년에 출판한『노인과 바다』라는 중편 소설입니다.
『노인과 바다』는 노인 산티아고가 84일 동안 물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하는 상황 가운데에서 85일째에 만난 거대한 청새치를 잡기 위해서 3일간 사투를 벌이는 과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드디어 산티아고는 청새치를 잡아 만선의 기쁨으로 항구로 향하는데, 청새치의 피 냄새를 맡고 따라온 상어 떼의 공격을 받습니다. 산티아고는 자신이 잡은 청새치를 지키기 위해서 상어 떼와 사투를 버리게 됩니다. 만일 산티아고가 청새치를 바다에 내던졌다고 하면 산티아고는 더 이상 상어 떼의 공격을 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산티아고는 자신이 잡은 청새치를 지키기 위해서 상어 떼와 끝까지 싸워 승리합니다. 산티아고는 상어 떼의 공격으로부터 청새치를 지키고 나서 혼잣말로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인간은 파멸 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But man is not made for defeat,” he said. “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에서 패배할 줄 모르는 인간의 숭고한 모습을 산티아고의 모습을 통하여 표현합니다. 산티아고는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 가운데에서 불평과 불만을 표현하지 않고 매우 근면한 삶의 태도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갑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어떤 한 사람이 스스로 자신에게 부여한 소명을 장기간 수행하면서 탁월한 경지에 이르면 그 자리에서 향기가 난다고 생각했는데, 그 향기가 바로 타인이 자신을 존경하게 만드는 매력이고 이것을 ‘티메’(time: respect)라고 불렀습니다.
산티아고가 84일 동안 물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을 때 산티아고와 함께 있었던 소년의 부모는 산티아고를 ‘살라오’(salao)라고 불렀습니다. ‘살라오’는 스페인 말로 ‘가장 운이 없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산티아고가 자신의 길을 끝까지 걸어갔을 때 그의 모습은 우리에게 존경심을 불러 일으킵니다.
성경에서도 세상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믿음을 끝까지 지켜 믿음의 길을 걸어갔던 수많은 증인들이 있습니다. 바벨론의 느브갓네살 왕은 금으로 자신의 신상을 만들고 그 앞에 엎드려 절하라고 명령하였습니다. 만일 누구라도 느브갓네살 왕의 금 신상에 절하지 않으면 즉시 불타는 용광로 속에 던지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러한 왕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다니엘의 세 친구인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는 느브갓네살 왕의 금 신상에 절하지 아니하였고, 그들은 갈대아 사람들에 의해 느브갓네살 왕에게 고발당하였습니다. 당시 바벨론의 지방 관리였던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는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고 바벨론에서 살기 위해서는 인간의 힘 앞에서 굴복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세상의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불타는 용광로를 선택하였습니다.
인간의 힘에 의해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이 침해 당하였을 때 하나님께서는 믿음을 지키는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를 위해서 일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고난의 자리에 천사를 보내셔서 불타는 용광로 속에서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를 지켜 주셨습니다.
(단 3:18)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왕이여 우리가 왕의 신들을 섬기지도 아니하고 왕이 세우신 금 신상에게 절하지도 아니할 줄을 아옵소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