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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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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냉국과 같은 설교

김윤규 2025-06-27 0

요즘 광역 토론토 지역의 날씨가 변화무쌍(變化無雙)합니다. 며칠 전만 해도 새벽녘 날씨가 춥다고 이불을 찾았는데, 지난 토요일 갑자기 불어온 바람이 더운 바람을 함께 데리고 왔는지 열돔(Heat Dome)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일기 예보를 보니 주일 오후에 최고 온도가 35도(체감 온도가 47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니 주일 예배를 어떻게 드릴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제가 섬기고 있는 쉴만한 물가 교회는 캐네디언 교회를 렌트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교회 건물을 지은지 47년이 지났기에 에어컨(Air conditioner) 시스템이 없습니다. 당시만 해도 연중 30도가 넘어가는 날씨가 손에 꼽을 정도로 며칠 안되었고, 평균 여름 기온이20도 정도여서 교회 건물에 에어컨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빠른 산업화와 함께 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올해에는 6월인데도 더운 여름을 맞이하였습니다.


주일 예배 준비를 위해서 교회에 도착해 보니, 캐네디언 교회를 섬기시는 Samuel 목사님께서 저희가 예배를 드리는데 어렵지 않도록 배려를 많이 해 놓으셨습니다. 교회 예배당 밖에서 불어오는 더운 바람을 막기 위해서 창문을 모두 닫고, 교회에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선풍기를 가져와 예배당 안에 틀어 놓으셨습니다. 또한 천장에 매달려 있는 선풍기도 열심히 돌아가면서 예배당 안에 열기를 식히고 있습니다.


목사님께서 저에게 오셔서, “I know it’s quite warm today, and I’m truly sorry that we don’t have an air conditioning system in the church”(오늘 무척 더운데, 교회에 에어컨 시스템이 없어서 너무 미안해요!)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따뜻한 말 한마디에 뜨거운 열기마저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주일 예배와 친교를 마치고 집에 오니 온 몸이 땀으로 젖었습니다. 오늘 저녁은 아내가 시원한 오이 냉국을 준비해 준다고 해서 감사하게 저녁 식사를 하면서 오늘 제가 무슨 설교를 했는지 되돌아보았습니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 성도님들이 교회에 오셔서 함께 하나님을 예배하는데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해 보니 저의 부족한 모습만이 보입니다. 극심한 더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해서 교회에 오신 성도님들에게 오이 냉국 같은 시원한 설교를 전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다윗이 유다 광야에 있었을 때 기록한 시에서 “하나님이여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간절히 주를 찾되 물이 없어 마르고 황폐한 땅에서 내 영혼이 주를 갈망하며 내 육체가 주를 앙모하나이다”(시 63:1)라는 신앙 고백처럼, 한 주간의 치열한 삶을 살아오면서 더운 날씨 가운데에서도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해서 교회에 오신 성도님들에게 목사로서 저는 올바르게 복음을 전했는지 되돌아봅니다.


광역 토론토 지역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친구 목사와 전화 통화를 하는데, 친구 목사도 주일 설교를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고 더위에 관해 푸념합니다. 그러면서 짧은 스토리를 이야기 합니다.


어느 목사님께서 더운 여름에 예배당 안에 가득 찬 성도님들에게 설교를 하는데 날씨가 너무 덮고 습기가 높아서 설교를 오래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성도님들에게 “오늘은 설교를 짧게 할까요?”라고 질문을 던지니, 성도님들이 모두 “네”라고 대답을 하셔서 아주 짧은 한 문장으로 설교를 하셨는데 모든 성도님들이 목사님께 오늘 너무 은혜 받았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오늘 무척 덥지요, 지옥은 여기보다 더욱 덥습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지옥에 관한 오이 냉국과 같은 설교를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가라지의 비유를 제자들에게 설명해 주시는 내용을 생각해 보면, 인자가 좋은 씨앗을 세상의 밭에 뿌렸습니다. 좋은 씨앗은 천국의 아들들로 열매를 맺었습니다. 그러나 마귀에 의해 뿌려진 가라지와 같은 악한 자의 아들들은 다른 사람들을 죄에 빠져 넘어지게 하였고, 불법을 행하였습니다. 추수의 날에 인자가 자신의 천사들을 보내셨을 때 천사들은 좋은 씨앗을 거두어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나게 하였고, 가라지는 가려내어 활활 타오르는 풀무불에 던졌습니다. 그 결과 좋은 씨앗은 하나님의 나라에서 영원한 삶을 살아가지만, 가라지는 풀무불에서 통곡하고 이를 갈고 있게 되었습니다(마 13:37-43).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대조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와 지옥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 주시는 이유는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하나님의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갈 것인지, 마귀의 유혹에 넘어가 영원한 풀무불에 던져질 것인지 질문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떠한 길을 선택하고 있습니까? 하나님의 구원 계획 안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영원한 생명의 길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요 3:16)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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