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이 있기에 우리는 늘 그곳을 동경하고 떠남을 갈망한다. 멀리 있는 모든 것은 황홀하고 신비롭고 그리고 또 아름답다. 저 하늘의 별처럼.
오래전 읽었던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서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가 하늘의 별을 보며 이런 말을 한다. ‘인생을 살맛나게 해주는 건 꿈이 실현되리라고 믿는 것이지.’ 이 말은 어찌 보면 그리스 신화의 판도라 상자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절대 열어보지 말라던 신의 말을 거역하고 상자를 여는 순간 모든 것이 날아가고 희망만이 남아 있었던가...
인생을 살면서 아무리 어렵고 괴롭더라도 우리는 아직 희망이 남아있기에 삶을 지탱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연금술사’에서 파울로 코엘료는 또 말한다. 언어란 한사람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매개체일 뿐 누가 아무런 생각없이 머무를 수 있다면 그는 침묵이라고 하는 보편적인 언어를 수단으로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
침묵은 항상 말을 하고 있다.
만물의 정기 속으로 깊이 침잠해서 그것과 하나가 되면 우리는 우주의 언어를 듣게 된다. 이미 침묵속에 우주의 언어가 깃들여져 있는 것이다. 무엇이든 그것과 오랫동안 함께 있으면 저절로 하나가 되듯이 말이다.
지극히 평범한 소년 산티아고는 집시여인, 늙은 왕, 도둑, 화학자, 낙타몰이꾼, 아름다운 파티마, 절대적인 사막의 침묵과 죽음의 위협, 그리고 마침내 연금술사를 만나서 자신의 보물을 갖게 된다. 산티아고는 만물의 정기란 신의 정기의 일부이며 신의 정기가 곧 그 자신의 영혼임을 깨달았을 때 우주의 언어를 알게 되었다고 느꼈다.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는 단지 상징일 뿐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한다. 우리 모두 자신의 보물을 찾아서 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 우리가 지금의 우리보다 더 나아지기를 갈구할 때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도 함께 나아진다고 파울로 코엘료는 말하고 있다.
머무르는 사람보다 언제나 길을 가는 사람이 깨어 있다.
연금술이란 단지 철이나 납을 금으로 바꾸어 내는 신비로운 직업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연금술은 만물과 통하는 우주의 언어를 꿰뚫어 궁극의 하나에 이르는 길이며 마침내 각자의 참된 운명, 자아의 신화를 갖는 것이다.
이 세계는 어찌 보면 커다란 꿈이지 않을까, 꿈 속에서 삶과 죽음이 교차하고 사랑하고 미워하며 여행을 떠난다. 떠나는 자는 늘 그리움을 간직하고 미지의 땅에 발을 내딛는다. 우리는 먼 길을 떠나기 전 그 길의 끝에 절망이 놓여져 있을지언정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사랑을 할 때 우리는 천지만물 중의 어느 것 이라도 될 수 있어, 사랑을 할 때 우리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이해할 수 있어, 모든 게 우리 마음 속에서 일어나니까”
“어째서 우리는 자신의 마음에 귀를 귀울여야 하는 거죠”
“그대의 마음이 가는 곳에 그대의 보물이 있기 때문이오.”
“지상의 모든 인간에게는 그를 기다리는 보물이 있소.”
파울로 코엘료의 말처럼 지상의 어딘가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진정한 보물이 존재하고 있을까! 이 눈부신 날에 오래 전 지구 반대편에서 읽었던 연금술사다시 한 번 펼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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