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 시절 어머니는 늘
저녁 아궁이 앞에 쪼그려 앉아
어제 묻어둔 생각을
부지깽이 끝을
해적이며 불을 붙이신다
어머니의 젖은 생각은 오래
불붙지 못하고
부지깽이가
푸후 푸 후후
흰 연기를 퍼 올린다
어머니의 눈을
빨갛게 적시고 나면
불길이 타오르고
가마솥 밥보다
어머니의 검은 속이
자글자글 먼저 끓는다
가마솥 뚜껑 사이 솔솔
구수한 밥 냄새 유혹할 때쯤
식구들이 하나둘
집으로 돌아오고
저녁해도 지쳐
어머니의 굽은 허리를
미끄러져 집으로 가고
우리는 30촉 촉수 낮은
전구 아래 모여
저녁을 먹는다
딸각 딸각
후룩 후룩
숟가락 젓가락 악기가
아름답게 사랑을 연주하는
우리 집 저녁 식사 시간
가난한 교향곡이 울린다
세월이 흐르고
이제는 그 교향곡을 지휘하던
어머니도 가신 지 오래
어머니 손끝을 놓지 못하고
평생 매달렸던
애물단지 자식 같던
아궁이도
끝내 뒤따라가고
꺼진 줄 알았던 그 불씨가
4,632 해리(海里) 바다 건너
여기까지 날아와
아득한 기억 속 아궁이에
추억을 지핀다
따뜻한 아궁이에
아련한 그 옛날
그 옛날이 타오른다
타닥 타닥
마지막 소절은
끝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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