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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중앙일보
종교 칼럼

왕의 신부

손정숙 2026-02-06 0

여자에 대하여 정한 규례대로 열두 달 동안을 행하되 여섯 달은 몰약 기름을 쓰고 여섯 달은 향 품과 여자에게 쓰는 다른 물품을 써서(에2:12)

새해, 새 설계로 분주하던 교회마다 이제 준비 작업이 완비되어 힘차게 앞으로 달릴 기세가 충천합니다. 올해에는 반드시 이 일을 성취하리라는 각오를 다짐하면서 출발선을 박찬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사람마다 나의 희망과 노력을 서로 대조하며 자신이 나갈 길을 작정하고 활기차게 일 년의 새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눈이 쌓이고 매섭게 추운 겨울 날씨가 몰아쳐도 1월은 언제나 일 년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늘 새롭고 신선해 보이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열두 달이란 시간이 모두 내 것이라는 풍족 감이 마음마저 넉넉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개인적으로는 어두운 공간에 갇힌 듯, 무언가 해결되지 않은 지난 문제가 발목을 잡는 듯 마음마저 무겁고 무기력해 집니다. 때때로 이 시간을 어떻게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막막한 경우가 엄습하는 것입니다. 

출애굽기, 역대기, 에스라, 느헤미야 영문 성경을 필사하면서 그 많은 왕이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자녀로 시작하였다가 끝내 하나님의 진노를 사고 징벌 받는 한결같지 않은 삶을 접하다 보니 실망과 자괴감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과 대면하여 말하던 자이며, 그 이후에는 그와 같은 선지자가 나지 않았다는 '모세'는 신광야 가데스의 므리바 물가에서 이스라엘 무리 중 범죄하여 하나님의 거룩함을 나타내지 아니한 연고로 40년 광야 생활 끝에 도달한 가나안 땅을 바라보기만 하고 건너가지 못하는 징벌을 받았습니다(신 34:10, 32:51)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그와 같은 이가 없었다는 지혜의 왕 '솔로몬'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왕으로 부귀와 영화가 극에 달하였으나 이방 신을 믿는 여인들을 후궁으로, 첩으로 천명이나 맞아드려 그 여인들을 위하여 온갖 가증한 일을 다 저지르다가 결국 그의 아들 대에 이르러 이스라엘이 유다와 이스라엘로 갈라지는 징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대상 11:1-3)

마침내 '시드기야' 왕에 이르러서는 하나님의 사신들을 멸시하며, 선지자를 욕하고 악을 행하여 하나님의 진노를 백성에게 미치게 하여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도달되었던 것입니다. 결국 갈대아 왕의 손에 부쳐 멸망하게 되는 역사를 옮겨 쓰면서 인간의 믿음이 힘없이 무너지는 몰락을 보게 되었던 것입니다(대하 36:11,19)

어떤 상황에 부닥치던지 성경 필사만은 계속하리라는 신념으로 성경책을 펴고 쓰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에스더서에서부터는 믿음이 승리하는 기쁨이 있을 것을 기대하며 한숨을 안으로 삼키던 중이었습니다. 수산 궁에서 이루어지는 아하수에로왕의 화려한 잔치와 용모가 아리따운 왕비를 자랑하고 싶었던 왕의 명령을 거역한 왕비 와후디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폐위된 와후디 대신 새로운 왕비를 택하려는 계획이 온 나라에 전해지게 됩니다. 삼촌의 딸 에스더를 양녀처럼 기른 모르드개에 의해 왕비 간택에 끼게 된 에스더의 고사를 읽으며, 필사하며 하나님의 섭리를 느낄 즈음 번개처럼 눈앞이 번쩍 밝아지는 깨달음이 왔습니다.

왕을 위한 신부 준비기간이 규례대로 일년이라는 사실이 눈에 확 들어와 마음 깊이 박히는 것이었습니다. 성도는 우리 주님의 신부라고 합니다. 인간 아하수에로 왕을 위하여 준비기간이 일 년 열두 달 필요하다면 왕중왕 예수님의 순결한 신부가 되기 위하여 일 년 내내 열성을 다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인 것입니다. 

주 예수의 택함을 받는 신부가 되기 위하여. 여섯 달은 몰약 기름을 쓰고, 다음 여섯 달은 다른 향 품과 여자에게 필요한 물품으로 가꾸면서 오직 주를 향해 나가는 일 년, 십 년, 영원이 되기를 간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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