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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중앙일보
전문가 칼럼 테드진의 머니 클리닉 다운사이징 원정기 (12)
테드진의 머니 클리닉

다운사이징 원정기 (12)

테드진 2026-02-06 0

이웃 간의 심각한 다툼으로까지 번지곤 하는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는 한국에서는 영화소재로도 자주 등장하고 뉴스에서도 익숙한 이슈입니다. 그런 보도들을 접하다 보니 캐나다에서 콘도에 살 경우도 혹시 비슷한 문제가 있지는 않을까 처음에는 살짝 염려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아파트는 건축 방식 자체가 층간소음에 취약한 벽식 구조가 많은 편이라고 하는데, 북미의 콘도는 공사비는 더 들지만 리모델링도 쉽고 층간소음 문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구조로 시공된다고 들었습니다. ‘혹시나.. 괜찮지 않을까..’ 하는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캐나다 이민 생활 사반세기 동안 줄곧 주택에만 살다가 처음으로 콘도에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살아보니, 지금까지는 층간소음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역시나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 호텔이나 리조트에 사는 느낌

콘도 거주 ‘찬성파’ 지인들이 종종 하던 말이 “호텔이나 리조트에 사는 것 같다”였는데, 실제로 살아보니

왜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지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토론토 지역의 대부분 콘도들은 그 건물의 첫인상이라 할 수 있는 로비를 마치 호텔처럼 신경 써서 꾸며 놓습니다. 그리고 보통은 컨시아지(Concierge) 데스크에 상주하는 스태프들이 있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입주민들의 여러가지 생활 편의를 도와줍니다. 아마존 등 온라인으로 주문한 물건들도 척척 받아 보관해 주니 주택 현관 앞에 오래 놓여있다 혹시 누가 훔쳐갈까 노심초사할 일도 없어졌습니다.

요즘처럼 경제가 어렵고 세상이 점점 더 험해지다 보니 가택침입이나 도난 사건들이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데, 주택에 살던 시절에는 ‘혹시 우리 집에 그런 일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막연한 불안이 가끔씩 고개를 들곤 했습니다. 겨울에 여행이라도 다녀올 때면 은근히 따라오던 ‘두고 온 집 걱정’에 토론토에 눈이 얼마나 왔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행여 도둑이라도 들까 싶어 분가한 아들녀석에게 집 앞 눈 좀 치워 달라 부탁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콘도에 입주하고 나서는 문만 잠가 두고 떠나면, 어디로 얼마 동안 다녀오든 훨씬 마음 편한 여행이 가능해졌습니다. 


우리가 입주한 콘도 단지 안에는 헬스장은 물론이고 꽤 넓은 실내 수영장과 습식 사우나 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따뜻한 남쪽 나라의 리조트 안에서 지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게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날에도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실내 수영장’이라 하면 돈도 들고 차를 몰고 오가는 시간도 번거로워, 아이들이 어렸을 때나 일 년에 몇 번 마음을 단단히 먹고서야 주말에 다녀올 수 있는 가깝고도 먼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사람도 많지 않은 수영장이 같은 건물 안에 있고, 엘리베이터 한 번만 타면 갈 수 있으니 ‘이게 무슨 럭셔리’인가 싶을 정도로 삶의 질이 한단계 올라간 듯한 기분이 듭니다.   

토론토 전역이 눈 폭풍에 휩싸여 주택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집 앞에 60cm 넘게 쌓인 눈과 씨름하고 있을 때, 아무도 없는 수영장에서 바닥부터 천장까지 탁 트인 통 유리 너머로 펑펑 내리는 눈을 바라보는 그 순간의 기분은 아마도 직접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토론토에는 정말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집 앞에 산더미처럼 쌓인 눈을 치우느라 진이 빠졌던 기억이 생생한데, 요즘은 ‘정말 다운사이징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다운사이징을 고려 중인 5060세대라면 콘도 유닛의 구조나 전망도 중요하겠지만, 그 빌딩 안에 입주민을 위한 어떤 편의시설이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왕이면 충분한 세대 수를 갖춰 관리비 부담이 비교적 합리적이면서도 헬스장, 실내 수영장, 사우나까지 고루 갖춘 단지라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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