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콘도에 거주한다고 해서 불편한 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두 달에 한번씩 실시하는 화재경보기 테스트. 많은 세대가 함께 사는 빌딩이니 “아, 이건 꼭 필요하겠구나.”싶다가도, 막상 시작되면 ‘한 몇 초만 하면 되지, 왜 저렇게 오래 울려대나...’ 싶을 정도로 성가실 때가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도 마찬가지 입니다. 평소엔 세 대가 잘 돌아가서 길어야 1~2분 정도 기다리면 탈 수 있는데, 가끔 한 대라도 고장이 나면 기다리는 시간이 훌쩍 5분을 넘기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런 소소한 불편함이나 짜증을 충분히 압도하고도 남을 만큼, 예상 밖의 편리함과 장점들이 있기에5060세대에게 다운사이징은 충분히 추천해 볼 만한 노후 전략이 아닐까 싶습니다.
▣ 전혀 기대도 안 했던, 신박한 편리함
사실 콘도에서 오랜 기간 살아온 분들이라면 이미 몸에 익숙해져 일상의 일부가 되어 있을테니, 이게 얼마나 편한지 잘 못 느끼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주택에 살 던 시절이 불과 얼마전이었던 제 입장에서는 “와, 이건 진짜 편하다” 싶은 시설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쓰레기 슈트’** 입니다. 우리 집 현관문 바로 옆에 위치한 쓰레기 처리실에 들어가면, 생활 쓰레기를 재활용 / 음식물 / 일반쓰레기로 분리해 버릴 수 있는 수직 통로 형태의 슈트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콘도에 살게 되면 쓰레기 슈트가 유닛 가까이에 있는 게 ‘냄새도 날 수 있고,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느라 시끄럽지 않을까...’ 하고 막연히 생각 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살아보니, 현관문 바로 옆에 슈트가 있다는 게 이렇게까지 편리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냥 문 열고 바로 옆이 슈트이니 음식물 쓰레기 봉투 들고 복도에서 이웃을 마주칠 일도 거의 없고, 동선이 워낙 짧다 보니 집 안에 쓰레기를 오래 품고 있을 일이 거의 없는 것입니다.
하루에 최소 한두 번은 기본으로 사용하며, 식사 조리 후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나 물건 배달 온 뒤, 그리고 장을 보고 생긴 재활용 쓰레기들이 집 안 한 켠을 차지할 틈이 거의 없습니다.
주택에 살던 시절에는, 일반 쓰레기는 무려 2주 동안이나 모셔 두었다가 수거 일에 맞춰 직접 길가로 내놓아야 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통은 또 어떻고요. 가끔 너구리 녀석들이 뒤집어 놓고 한바탕 파티라도 벌인 날엔, 치우는 게 곤욕이었습니다. 게다가 쓰레기 수거 날이 며칠씩 집을 비워야 하는 여행일정과 겹치면, 한 달 가까이 쓰레기와 한집살이를 해야 했던 적들도 있습니다.
그런 시절에 비하면, 콘도의 ‘가비지 슈트’는 수거 요일을 종류별로 챙길 필요도 없고, 그때그때 바로 바로 쓰레기와 작별하면 되니 이보다 더 편리할 수가 없습니다.
이와 같은 쓰레기 처리 방식 말고도 예상하거나 기대하지 않았던 장점들은 또 발견할 수 있었구요,
그 이야기는 다음 칼럼에서 또 풀어보겠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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