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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길(大吉)의 느낌

이윤희 2026-02-19 0

입춘(立春)이란 참 기묘한 날이다. 달걀(鷄卵)이 서는 날이다. 달걀이 선다는 건 [콜럼버스의 달걀] 이래 불가능한 일로 되어 있다. 깨기 전에는 세울 수 없는 것이 달걀이다. 그러나 입춘(立春)날만은 이 달걀이 세워진다는 것이다. 중국의 고서 [만화경의 비밀]에 그렇게 적혀 있다. 1945년 이후 일본의 어느 호사가는 이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그는 동경과 상해. 그리고 뉴욕에서 각각 입춘 날 달걀을 세어 보였다. 그것도 과학자들이 보는 앞에서 했다. 경도와 기후가 달랐는데도 입춘의 시각에는 이 세 곳에서 모두 달걀이 반듯하게 세워졌다. 입춘은 과연 [만물을 세우는 날]이란 걸 다시 한번 일깨워준 실증이었다.


달걀이 곤두서는 이 사실(事實)을 보고 사람들은 [과학의 맹점을 지적해주는 것이 하나의 예]라고 했다. 세상 일 가운데는 맹점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역사가 흘러가 주지 않는 것도 실은 인간사의 맹점이다. 입춘은 언제나 대길(大吉)이어야 옳은 것인데도 또 다른 봄날이 무섭게 도사리고 있었던 지난날의 우리들은 봄 같은 것은 비길 데 없는 맹점(盲點)이었다. 입춘(立春) 무렵이면 보리로 점을 쳤다. 보릿고개가 있었던 옛날엔 봄과 보리는 인연이 깊었던 모양이다. 보리를 뽑아 보아서 뿌리가 세갈래면 풍년(豊年)이라 했다. 두갈래면 평년작(平年作) 한 갈래밖에 없을 때는 흉년(凶年)을 체념해야 했다. 지금은 보리를 가는 농가도 줄어들어서 이런 점쾌란 한낱 옛 이야기로 묻혀졌지만 어쨌든 입춘(立春)언저리의 여러 자연 현상이 년운(年運)을 미루어 헤아리게 한다는 데는 지금도 수긍이 가는 것 같다.


봄이 온다는 전갈과 함께 활기찬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거리를 매운다는 건 또 하나의 고동(鼓動)이 아닐 수 없다. 겨울이 죽어가고 있음을 우리는 느낀다는 그런 이야기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政治)의 봄]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찾으려는 노력이 있어야 자부심과 긍지가 더할 것이다. 지금부터의 모든 것이 뜻이 있는 봄으로 연결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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