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은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빈 의자가 아니래요
아무도 앉지 않은 그 의자에
나를 향해 내가 앉아
세상의 시끄러운 소리를 닫고
불 꺼진 방안에서
내 심장 박동 소리를 들으며
누구에게도 빚지지 않은
맑은 내 마음에 조용히
생각의 뿌리를 내리고
남의 시선이 덧칠한
나의 껍질을 한 겹씩
벗어 던져버리는 예식이래요
그래서
순결한 내 영혼의 속살을
만져보는
침묵하는 시간이래요
군중 속의 화려한 갈채보다
빈방을 메우는
내 따뜻한 입김으로
부서진 마음의 조각을
모자이크하고
혼자 꽃을 피워 그 꽃향에 취해
내 우주 안에서
온전한 나로서
성숙해 가는 시간이래요
그리하여
남의 박수 소리 없이도
스스로 나를 일으켜 세우는
소리 없는 기립이래요
외로움이 가난한
애정을 구걸한다면
고독은
나와 나 사이를 좁히며
나와 내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품격 있는 대화를 나누는
귀중한 시간이래요
그대는 지금
어느 쪽인가요
외로움도 고독도
모두라고요
나와 똑같군요
우리 함께
고독을 찾아가
고독을 연습할까요
난 아직
외로움도 고독도 모두
무서워서요
*독일계 미국인 철학자,신학자,목사인 폴 틸리 (1886-1965)는
“외로움은 혼자 있는 고통을 표현하는 말이고, 고독은 혼자 있는 즐거움을 표현하는 말이라고”*
정의하며, 스스로 선택한 고독은 자아를 찾는 영광스러운 상태인 반면, 외로움은 소외된 고통이라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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