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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품격

이시랑 2026-02-19 0

고독은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빈 의자가 아니래요


아무도 앉지 않은 그 의자에 

나를 향해 내가 앉아


세상의 시끄러운 소리를 닫고

불 꺼진 방안에서

내 심장 박동 소리를 들으며


누구에게도 빚지지 않은

맑은 내 마음에 조용히

생각의 뿌리를 내리고


남의 시선이 덧칠한

나의 껍질을 한 겹씩

벗어 던져버리는 예식이래요


그래서

순결한 내 영혼의 속살을 

만져보는

침묵하는 시간이래요


군중 속의 화려한 갈채보다

빈방을 메우는

내 따뜻한 입김으로


부서진 마음의 조각을

모자이크하고


혼자 꽃을 피워 그 꽃향에 취해

내 우주 안에서


온전한 나로서 

성숙해 가는 시간이래요


그리하여

남의 박수 소리 없이도

스스로 나를 일으켜 세우는

소리 없는 기립이래요


외로움이 가난한 

애정을 구걸한다면


고독은

나와 나 사이를 좁히며


나와 내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품격 있는 대화를 나누는

귀중한 시간이래요


그대는 지금 

어느 쪽인가요


외로움도 고독도

모두라고요

나와 똑같군요


우리 함께

고독을 찾아가

고독을 연습할까요


난 아직

외로움도 고독도 모두

무서워서요



*독일계 미국인 철학자,신학자,목사인 폴 틸리 (1886-1965)는

“외로움은 혼자 있는 고통을 표현하는 말이고, 고독은 혼자 있는 즐거움을 표현하는 말이라고”*

정의하며, 스스로 선택한 고독은 자아를 찾는 영광스러운 상태인 반면, 외로움은 소외된 고통이라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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