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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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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부르는 씨앗 소리

이시랑 2026-03-05 0

외진 텃밭 귀퉁이 

씨앗 한 톨

얼음 밑 조용히 숨어


지난해 가을

몰래 숨겨둔 

계절의 호흡을 진단 한다


꽁꽁 언 빙판 아래

모진 삭풍 견뎌내고

여기까지 잘 왔구나


돌 틈 바위틈

담벼락 아래

봄 꿈꾸는 씨앗

기지개 켜고


싹 눈 뜨기 전 

먼저 땅 위로 올려보내는

봄소식 들려온다


어린 아기 봉오리 안고

꽃샘바람 흔드는

마른 가지 끝 붉은빛 미소


대지도 풋풋

헛기침하는


지하의 뿌리들

긴 겨울잠 

뽀시시 깨여


빼꼼 밀창 열고

봄 오는 길목 엿본다


봄 햇살은 손끝 뻗어

울먹울먹

젖은 눈(雪) 훔치며

이별을 챙기는


겨울 그림자 

눈(雪)물 닦아 주는

들녘 술렁인다


외진 텃밭 귀퉁이 

지하 씨앗 한 톨 

조용히 숨어


애타게 봄을 부르는 

워이 워이

메아리치는 소리


골목 끝

봄은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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