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진 텃밭 귀퉁이
씨앗 한 톨
얼음 밑 조용히 숨어
지난해 가을
몰래 숨겨둔
계절의 호흡을 진단 한다
꽁꽁 언 빙판 아래
모진 삭풍 견뎌내고
여기까지 잘 왔구나
돌 틈 바위틈
담벼락 아래
봄 꿈꾸는 씨앗
기지개 켜고
싹 눈 뜨기 전
먼저 땅 위로 올려보내는
봄소식 들려온다
어린 아기 봉오리 안고
꽃샘바람 흔드는
마른 가지 끝 붉은빛 미소
대지도 풋풋
헛기침하는
지하의 뿌리들
긴 겨울잠
뽀시시 깨여
빼꼼 밀창 열고
봄 오는 길목 엿본다
봄 햇살은 손끝 뻗어
울먹울먹
젖은 눈(雪) 훔치며
이별을 챙기는
겨울 그림자
눈(雪)물 닦아 주는
들녘 술렁인다
외진 텃밭 귀퉁이
지하 씨앗 한 톨
조용히 숨어
애타게 봄을 부르는
워이 워이
메아리치는 소리
골목 끝
봄은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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