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목소리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는 필자에게 최대한 피하고 싶었던 이야기이다. 너무나 무거운 이야기로 다가왔기에 온 힘을 다해 도망쳤지만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꼭 해야 하는 ‘숙제’를 해야 하는 마음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중앙일보 캐나다에서 일하던 중2024년 안중근 의사의 필묵 ‘용과 호랑이의 형세가 어찌 고양이와 지렁이에 비하겠는가’ 가 서울 옥션에서19억에 낙찰된 기사를 접하게 되었고, 2025년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 ‘하얼빈’이 TIFF(Toronto International Film Festival)로 초청되었을 때까지만 해도, 마음속 숙제를 요리조리 피해가는 중이었다. 그러나 필자가 석사 과정에 합류하면서 이 석사 과정이 식민지 해체(Decolonization)와 조상의 지식(Ancestral Knowledge)을 중심축에 두고 디자인되어 있었으며, 할머니의 건강이 염려되는 상황에서 끝내 항복을 할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는 기록해야 하지 않을까.
안중근 의사에 관한 이야기는 수많은 미디어, 책, 박물관, 구전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으며,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기억되는 영웅이지만, 영웅의 그림자 뒤에 숨어있던,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들, 특히 여성들의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할머니께 ‘왜 그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가’라고 질문했을 때, 할머니의 답변은 ‘그의 명성에 누가 될까 하지 않았다.’ 였다. 그리고, ‘할머니의 어머니께서 항시 말을 조심하라고 하셨다.’ 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할머니 안중근 의사라는 아들을 떠나 보내야 했던 그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의 편지 뒤에 꽁꽁. 숨겨놓았던 마음, 이런 여성들의 역할이 본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재조명하며, 세대 간에 전해졌던 ‘공공의 목표를 위해서 개인의 목소리가 희생되는 것은 당연하다’, ‘침묵해야 한다’라는 어떤 암묵적인 약속이 한 개인에게 얼마나 가혹할 수 있는지에 주목해본다.
[조마리아 여사의 편지]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아마도 이 편지가 이 어미가 너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여기에 너의 수의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서 너와 재회하기를 기대치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반드시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너라.'
본인은 역사를 올바르게 기억하면서도, 안중근 의사, 안중근의사의 어머니, 외할머니, 본인의 이야기를 통해 한 개인의 목소리, 특히 아이, 여성에게 귀 기울일 수 있는지, 세대간 전승되는 트라우마를 알아차리며 어떻게 세대간의 치유를 도모할 수 있는지를 다매체 융합 다큐멘터리로 풀어낸다. 다큐멘터리에서는 회화, 설치, 퍼포먼스, 유리공예등을 융합하는 표현방식을 통해 본인의 개인의 목소리로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해석하면서 어떻게 현대 사회에서 한 개인의 안녕과 연대를 치유적 관점으로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다음은 The Memoir of the Fourth Finger (네 번째 손가락의 추억)의 전시 일정 및 학내 구성원 대상의 연구 상영(Academic Showcase) 일정이다. 전시회는 대중에게 개방되어 있으나, 다큐멘터리는 추후 영화제 출품을 위하여 학술적 목적으로 제한된 범위 내에서 상영된다.
The Memoir of the Fourth Finger (네 번째 손가락의 추억)_exhibition
(회화, 유리공예, 도자, 영상, 설치 등을 포함한 전시회) – 대중 개방
2026 4월 1일 – 4월 6일 (205 Richmond St. room 118)
The Memoir of the Fourth Finger (네 번째 손가락의 추억)_documentary
Academic Showcase – 제한된 범위 상영
① Centre for Emerging Artist & Designer (115 McCaul Street, 3rd Floor, Toronto)
4월 2일 6 pm – 7:30 pm (VIP, Press Preview)
➁ OCAD Main Building (100 McCaul Street, room 353)
4월 2일 8 pm – 10 pm
③ OCAD Graduate Building (205 Richmond St., room 115)
4월 4일 3 pm – 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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