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리고 오랜만에 파란 하늘이 미소 짓는 이른 아침, 거실 창문으로 바라보니 멀리 앞산의 노송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보이며 연초록 투명한 어항에 세상이 담긴 것 같은 전형적인 계절의 여왕 오월의 날씨가 화창하다 못해 황홀하다. 우리 집 정원에도 눈부시게 쏟아지는 햇살이 눈이 시리도록 화사하다. 그래서 조용히 현관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와 간신히 실눈을 뜨고 정원을 조심스럽게 바라본다.
신비스럽고 황홀한 천국에 있는 것만 같다. 아직 물기가 남아있는 연푸른 감나무의 큰 이파리에 태양 빛이 반사되어 감나무 자체가 대형 샹들리에처럼 화려하게 빛나고, 대추나무의 작고 수많은 여린 이파리에 반사되는 빛은 신비스럽고 섬세한 샹들리에처럼 빛을 발하고 있다. 갓 돋아나는 잔디와 야생화의 작은 잎과 꽃잎은 해맑은 이슬을 머금고, 그 수정 같은 이슬에서 반사되는 햇살이 마치 은하수가 정원에 내려앉은 것처럼, 수많은 보석 가루를 뿌려놓은 것처럼, 작은 빛을 발하며 천국의 아침이란 이런 것이라고 보여주는 것만 같은데, 갑자기 하늘에서 천사가 날아와 사뿐히 내려앉아 미소 띠며 나에게 다가올 것만 같다.
오늘, 이 아침만으로도 내 인생의 모든 불행을 보상받을 수 있을 것만 같다는 황홀한 행복에 젖어 든다.
어디선가 벌 나비가 올 것만 같은데, 아직은 나 외는 움직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무성영화의 한 장면처럼 내가 천지창조의 성화(聖畵) 속에 들어와 있는 것만 같은 순간이다. 성령이 충만한 평화로운 하늘에서 하나님께서 인자하시고 성스러운 모습으로 미소를 띠며 바라보고 계시는 것만 같다.
나는 숨소리는 물론 상상하는 것조차도 아주 조심스럽다. 어쩌면 꿈일지도 모르는, 영원히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이 순간이 사라질까 봐. 그래서 살며시 두 손 모으고, 불가능하고 욕심인 줄 알면서도 이 순간이 영원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드린다.
“하나님! 가능하시다면 이 순간을 저에게서 빼앗아 가시지 마시고, 저가 이 순간에 영원히 머물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라고….
이렇게 찬란하고 황홀한 행복으로 출발하는 하루가 바로 ‘신의 축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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