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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입니다

임재량 2026-04-06 0

삶은 때때로 우리를 시험하는 듯합니다. 예기치 않은 고통, 설명되지 않는 막힘과 책임의 무게는 종종 우리 삶을 저주처럼 느끼게 만듭니다. 그러나 성경의 첫 장면은 인간의 존재를 전혀 다른 빛으로 비춰줍니다. 인간을 창조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하나님은 그 인간에게 복을 베푸셨다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인간이 무엇을 이루기도 전에, 어떤 성취를 증명하기도 전에, 하나님은 먼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정복하고 다스리라”라고 인간에게 복을 선언하십니다. 이것이 인간 존재의 출발점입니다.


창세기 1장 28절에서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신 후 하신 첫 행동이 빠라크(בָּרַךְ), 곧 “복을 주시”는 것이었다는 사실은 놀라운 진리입니다. 이 단어는 히브리어 어근 


BRK에서 나오는데, 이 어근은 “무릎(בֶּרֶךְ, 뻬레크)”과 같은 뿌리이며, 빠라크는 단순히 “무릎을 꿇다”라는 동작에서 출발한 단어입니다. 즉 하나님은 먼저 자신의 존재의 키 높이를 사람에게 맞추시기 위해 무릎을 꿇으셨습니다. 인간을 창조하시고, 그 인간을 향해 하나님은 스스로를 낮추어 복을 베푸셨습니다. 이 사실은 인간 존재에 대한 우리의 시선을 완전히 바꿔줍니다. 인간은 복을 얻기 위해 애쓰는 존재가 아니라, 복 위에서 존재하는 존재입니다. 복은 인간의 성취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존재 자체에 대한 하나님의 선행적 선언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기 전에, 우리가 어떤 모습을 보이기 전에, 하나님은 먼저 무릎을 꿇고 우리를 빠라크(bless)하셨습니다.


창세기 1장 28절의 하나님의 복 주심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존재의 방향을 결정하는 근본 선언입니다. 인간은 복을 얻기 위해 애쓰는 존재가 아니라, 이미 복 받은 존재로서 세상을 돌보고 다스리는 사명을 맡은 존재입니다. 복이 먼저이고, 사명은 그 복의 흐름을 세상으로 흘려 보내는 과정입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삶의 무게는 더 이상 저주가 아닙니다. 책임은 짐이 아니라 위탁이며, 고통은 파괴가 아니라 성숙의 통로가 됩니다. 하나님이 주신 복은 현실의 어려움에 의해 취소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어려움 속에서 더 깊이 드러나게 됩니다. 우리가 감당하는 사명과 관계와 일상의 모든 순간은 하나님의 복의 흔적을 품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것을 느끼지 못할 때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를 복의 이야기로 이끌어 가고 계십니다.


분명, 삶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시작이 축복이었고, 우리의 존재가 복 위에 세워졌으며, 우리의 사명이 복을 흘려 보내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삶의 모든 과정은 축복의 해석을 기다리는 순간들입니다. 우리가 그 축복의 해석을 선택할 때, 삶은 다시 빛을 되찾습니다. 그리고 그 빛은 우리를 통해 세상으로 흘러갑니다. 


결국 하나님의 빠라크(bless)하심을 알고 누리며 세상에 그 복을 유통하는 사람은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빠라크하)는 존재로, 하나님을 송축(bless)하는 예배자가 됩니다. 무릎을 꿇는 것은 패배가 아니라, 축복의 근원을 인정하는 영적 자세입니다. 무릎을 꿇는 것은 사명을 다시 하나


님께 맡기는 행위입니다. 내가 축복의 통로임을 고백하는 동시에, 그 축복이 나에게서 나오지 않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꿇은 무릎에서 흘러나오는 축복만이 사람을 살리고, 공동체를 세우고, 세상을 변화시켜갑니다. 하나님의 빠라크는 인간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며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사명을 주지만, 그 사명을 감당하는 방식은 언제나 하나님 앞에서의 무릎 뀷음에서 시작됩니다. 이렇게 하나님께 무릎을 꿇는 자만이 축복을 왜곡하거나 자기 영광으로 삼지 않고, 하나님의 복을 이 땅에 그대로 흘려 보낼 수 있습니다.


삶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입니다.  

왜냐하면 축복은 하나님이 무릎을 꿇으신 자리에서 시작되었고, 우리는 그 하나님 앞에서 다시 무릎을 꿇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빠라크는 우리를 일으키는 축복이자, 우리를 무릎 꿇게 하는 은혜입니다. 그리고 그 무릎에서 흘러나오는 축복이야말로 하나님이 세상에 흘려 보내고자 하신 생명의 흐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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