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는 지척을 흔드는 굉음을 뒤로 하고 육중한 몸뚱이를 하늘로 치솟고 있었다. 순간의 불안감이 지나자 비행기는 은빛날개를 하늘거리며, 넓은 창공을 자유롭게 유영하고 있었다. 석양에 비쳐진 창 밖은 진풍경이다. 변화무쌍한 구름들의 요사스런 몸치장은 승객들 마음을 사로잡고, 9 시간. 긴 유영 끝에 저 유명한 만년설은 봉우리가 구름 속으로 빼 꼼 히 머리를 내밀어 황홀한 절경에 금방이라도 뛰어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했다.
시조인이 이 장엄한 절경을 그냥 지나칠 수가 있는가? 시조 한수가 뇌리에서 시냇물처럼 흐른다.
<로키의 눈물>
장엄히 우뚝 솟은 태초의 설봉들은
잔인한 문명 앞에 속살은 들어내며
수 만년 싸인 설 벽을 시나브로 녹이고
하늘이 문어지듯 쏟아지는 눈 덩이들
찬란한 은백색으로 설봉을 싸매며
골골이 파들 거리며 로키 산을 덮친다.
찌끼고 할퀴며 엄청난 눈보라에
중량 잃은 노송들은 몰골이 되어
자신의 상처부위를 눈으로 메스 한다.
극과 극 사이에 흐느끼는 처녀봉들
정영 이것이 조물주 작품 이라면
이토록 무기력하게 당할 수 가 있는가?
로키의 영혼들이여 살갗이 녹여내려
최후가 된다 해도 자연에 엄숙 하라
문명은 이미 정해진 것 순응 할 수밖에.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은 일만 오천년 전부터 삼차에 빙하기를 거쳐 아세아에서 건너온 인디언들이다. 그런대 언제부터 유럽에서 떨어져 나온 거대한 미국(앵글로 쌕션)이 이들을 몰아내고 군림을 하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은 같은 제국 자들이다. 미국은 인디언을 잡아먹고, 일본은 동남아를 유린하며 약자들을 잔인하게 살육했다. 그렇기 때문에 힘이 있어야 된다. 힘이 있으면, 불의가 정의 가 될 수 있고 정의가 불의가 될 수도 있다. 이것이 동물세계에서나 볼 수 있는 약육강식의 원리인데, 미국은 불모지 땅에서 자기들 마음대로 인간을 살육하며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난 갑자기 미국이라는 나라가 두려워 지기 시작 했다.
나의 끝없는 상념은 자문자답으로 이어지다, 피어슨 상공에 다다랐을 때는 심신이 파김치가 되어 있었다. 몇 번 기웃 등 하던 비행기는 착륙지점을 찾기가 무섭게 서서히 하강을 하다, 어느 순간 쏟아지듯 무서운 속도로 낙화하고 있었다. 30초.20초.10초. 육중한 물체는 나비 같이 활주로에 살짝 안착했다. 안도의 박수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그 느낌은 마치 밧줄에 잔뜩 묶였던 몸뚱이가 풀어지는 해방감이 들었다.
개찰구 통과 할 때 소양교육을 밭아 안심은 되면서도 막상 검사를 밭으니 심사가 너무 까다로웠다. 독일 병정 같은 배불뚝이 흑인이 왕방을 같은 눈동자를 굴리며 물건을 뒤질 때는 두렵기 까지 했다. 그렇게 장시간 죄인 아닌 죄인 취급을 밭으며 나서야 공황을 통과 할 수가 있었다.
긴장이 풀리자 갑자기 화장실이 급했다. 급한 마음에 들어 간 곳이 여자 화장실 이였다. 흑인 여자가 코끼리 같은 궁둥이를 삐쭉 내밀고 거울을 보다, 괴성을 쳐서 도망치듯 화장실을 나왔다. 이것이 벽두에 내가 겪었던 첫 이민 길의 시련이었다.
기다리던 이종사촌 누이가 배웅을 나왔다. 세관을 통과 하느라 긴장했던 마음이 좀체 가시지를 않더니, 누이를 보자 조금 긴장감이 풀렸다. 공황에서 누이 집 오는 대까지 20분정도 걸렸다. 이따금 달리는 차량들을 보면서 복잡한 우리나라의 고속도로가 비교가 되었다. 나는 저녁을 먹고 잠을 청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앞으로 살아갈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뜬눈으로 첫날밤을 보낸 아침은 마음도 대지도 온통 하얗다. 첫눈에 들어 온 검푸른 나무는 소나무 인지. 향나무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웠다. 가지에 매달려있는 눈덩이들은 금방이라도 우두둑 소리가 날 정도로 가지가 휘어져있다. 우리나라 눈송이 같이 푸슬푸슬 하지 않고, 모래알을 뭉쳐 논 것 같았다. 마치 콘크리트 덩어리가 매달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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