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서는 연세가 지긋한 한 유명 탤런트의 사례가 온라인 상에서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팔순이 넘는 연세에 40억 원이 넘는 자산을 일군 분으로, 그의 절약정신은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어느 날, 며느리와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는 장면이 방송에 나왔습니다. 문제가 된 장면은 이렇습니다. 이 분은 일행이 두 명이든 세 명이든 항상 커피를 한 잔만 주문한 뒤 미리 준비해 온 종이컵에 나누어 마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날 역시 예외 없이 한 잔만 주문하는 모습이 방송에 담겼습니다. 방송 이후 인터넷은 한동안 이 행동을 두고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그렇게 아끼고 절약했기에 오늘날 수십억대 자산가가 된 것”이라며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많은 누리꾼들은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민폐 행동이라며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제작진과 당사자는 이 장면에 대해 사과를 했다고 합니다.
필자는 이 장면을 보면서 절약이냐 민폐냐를 따지기 보다는 먼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이와 비슷한 모습들은 은퇴기에 접어든 우리 주변분들을 보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돈을 모으는 법은 알았지만, 정작 돈을 쓰는 방법은 모른 채 은퇴기를 보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금융계와 법조계에 종사하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평생 아끼고 절약만하며 살아온 분들이 세상을 떠날 때는 거액의 잔고를 남기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높은 확률로 그 자산은 자식들 간의 유산 다툼으로 이어집니다. “거동이 불편하실 때 내가 더 모셨으니 내 지분이 많다.”, “무슨 소리냐, 너는 멀리 떨어져 살았지만 가까이서 더 많이 찾아 뵌 내 지분이 더 크다.” 라며 싸우기 시작하면, 형제자매 사이는 남보다 못한 관계로 변하고 맙니다.
노후 자금은 자녀에게 물려주기 위해 모은 돈이 아니라, 죽기 전까지 나를 위해 쓰려고 준비한 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통장에 돈을 쌓아 두고도 정작 써야 할 때 쓰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합니다. 이처럼 돈을 움켜쥐고 지출하지 못하는 행동의 주요 원인은 대개 “혹시 나중에 필요한 일이 생길까봐”, “내가 얼마나 더 살지 모르니까”라는 ‘불안감’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불안감은 돈을 어떻게 관리하고, 어떻게 써야 하는 지 모르는 무지’에서 출발합니다.
캐나다에서는 자산을 적절하게 처분해 쓰지 않고 사망하면, 일시에 처분한 것으로 간주되 높은 세율이 적용되고 자식들에게 가기도 전에 나라 좋은 일만 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무지했던 탓으로 가난하게만 살다가 부자로 죽는다면, 결국 내 재산은 유산이 될 뿐이고 그 유산은 또 불화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노후의 행복을 위해 모은 재산을 불안감 때문에 쓰지 못한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돈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그 돈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합니다. 흥청망청 하자는 것이 아니라 필요 이상으로 아낄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은퇴기에 ‘자린고비 백만장자’가 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내 돈을 잘 관리하고, 잘 쓰다가, 남은 돈을 제대로 남겨줄 것인가.” 라는 주제에 대해 좀 더 깊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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