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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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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but 조심

전철희 2025-01-10 0

“and, but, or. so…’ 같은 것. 단어와 단어, 구와 구, 절과 절을 이어준다고 중학교 때 배웠고, 영어 잘하려면 이런 것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유창해 보이니까.

그러나 일상 대화할 때 이중에서 특히 and 와 but의 부적절한 사용에 의한 문제가 보인다.


#1 ‘And’

말이 끊임 없이 이어진다.

“…그리고…그래서…있잖아…하지만…음~…그러고보니…진짜…등등”

마침표 없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1인 독백. 대화가 아니라 연설이 되고 훈계가 되고, 푸념이 이어진다. 계속 이어지니까 중간에 내가 끼어들 틈이 없다. 

말하는 사람은 숨쉬며 하겠지만 듣는 사람은 숨막힌다. 3분 이상 지나면 내 기억 용량의 한도를 초과해서 무슨 이야기 하는지 모르겠다. 그저 한쪽귀로 소리가 들어와서 반대편 귀로 흘러 나간다. 빈도가 잦아지면 친구로부터 대화 기피 대상이 된다. 지겨우니까.

이런 사람의 심리는 쉼(pause)를 참지 못하는 상태일 경우다. 쉬게 되면 불안해지고, 내가 가진 것 잃게 될까 두렵다. 무엇인가 빽빽하게 채워지고 이어져야 안심이 된다. 좀 이기적이기도 하고. 

고치려는 노력을 하겠다면, 마침표 활용을 많이 하면 된다. “…합니다.” 조금 쉬었다가 상대가 듣고 있는 것 같으면, “그리고…입니다.” 하며 이어가는 식이다. 상대가 이해하고 반응할 수 있는 여백을 줘야한다.


#2 ‘But’

실컷 좋은 말 하고 본전도 못 건지는 경우가 생긴다.

“당신은 참 부지런해, 그러나 못 생겼어.”

통상 상대의 마지막 한 말이 가장 인상 깊게 남는다. 문법적으로도 앞에 것과 반대 의미를 가지는 문장이 따라오는 but을 사용하면 뒤에 오는 내용이 강조된다.

상대방을 의외로 불쾌하게 만들 수 있다. “갖고 노나?” “병 주고 약 주네.”  “본심이 뭐야?”

but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생각을 가진 경우가 있다.

①마지 못해 긍정적인 말을 하지만 마음 속 부정적 감정을 갖고 있는 경우.

②본인은 칭찬과 조언을 동시에 하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이중 ①은 본인 성격이니 고치기 어렵고, ②는 말하는 방법을 바꾸면 고칠 수 있다.

칭찬과 이에 반대 되는 말(지적, 조언…)을 구분해서 시차를 두고 말하는 것. 같은 문장에 넣어 한꺼번에 섞어 말하지 않는 것. 가능한 칭찬->조언->칭찬 순으로 하면 상대의 거부감이 줄어든다.

시차 두더라도 한가지 화제가 끝난 다음에 하는 것이 좋다. 너무 붙여서 말하면 역시 but 사용시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가능하다면 칭찬을 뒤에 하는 것이 낫다. 기억에 더 강하게 남는다.


그냥 화법 정도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일상 대화를 유심히 관찰해 보면 의외로 자주 맞닥뜨리는 상황이다.

잘 아는 격언, “말한마디로 천냥 빛을 갚는다.” 

천냥 빛을 갚지는 못할지라도 부지불식 간에 본전도 못 건질 실언을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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