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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중앙일보
수진의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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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 2022-09-22 0

몇개월 전 넷플릭스의 단편 애니메이션 시리즈 ‘러브, 데스 + 로봇’ 의 세번째 시즌이 공개되었다. 과거, 미래, 판타지, 호러, 액션 등 배경과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이 시리즈는 멋진 영상과 흥미로운 소재로 새 시리즈가 나올 때 마다 이목을 끌고 있다. 오늘은 그 중 주목할 만한 작품 둘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어긋난 항해 (S03E02)


낯선 조류를 타고 항해하는 배들은 제이블 상어를 잡아 돌아온다. 가죽은 너무 질겨 가공할 수 없고 고기는 기름기 가득해 먹을 수 없다. 하지만 기름에는 다른 용도가 많다.


모든 배들이 귀항하는 것은 아니다. 바다 한가운데서 사라진 배들은 ‘어긋난 항해’ 를 떠났다고 말한다.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배 역시 어긋난 항해를 마주하게 된다. 거대한 갑각류 ‘타나포드’ 가 배를 습격하자 선원들은 패닉에 빠진다. 총칼이 통하지 않는 외골격과 파괴적인 힘 앞에 선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한참 배를 채운 뒤 타나포드는 그대로 배의 갑판 아래로 사라진다. 제비뽑기로 결정되어 갑판 아래로 내쫓긴 토린은 타나포드와 마주하지만, 그를 잡아먹는 대신 갑각류는 시체의 입을 빌려 말한다. ‘고기가 필요하다. 페이든 섬으로 가라!’


시리즈의 제작자이자 ‘파이트 클럽’, ‘’세븐’ 등의 훌륭한 작품들을 감독한 데이비드 핀처가 본 작품의 감독을 맡았다. 마치 ‘캐리비안의 해적’ 의 안개 낀 바다를 연상시키는 영상과 무거운 분위기, 그리고 주인공 토린의 목소리를 낸 트로이 베이커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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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자리 너머 (S01E07)


성간비행이 일상이 된 미래, 우주를 가로질러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는 세상에서 주인공 톰은 일을 끝낸 뒤 지구로 복귀한다. 하지만 항로에 오류가 생기자 톰과 선원들의 여정에 변동이 생긴다. 눈을 뜬 곳은 지구에서 몇 광년이나 떨어진 독수리자리 에 위치한 사움라키 정거장이다. 


단순한 항로 오류로 이렇게나 먼 거리를 떠내려 올 리가 없다. 거기에 정거장에서 톰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다름아닌 전 애인 그레타였다. 수 년만에 만난 회포를 푸는 것도 잠시, 자신이 처한 상황이 말이 되지 않는 것을 깨달아가는 톰은 점점 불안에 차 간다. 그레타는 톰 일행을 정성스레 돌보지만, 흔들리는 눈빛 뒤로 분명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


SF 소설가 앨러스터 레이놀즈의 작품을 기반으로 한 이 작품은 성간이동에 대한 고찰과 우주적인 공포를 다루고 있다. 수 광년이라는 천문학적인 거리 밖에서 시간은 지구와 똑같이 흐르는가? 우주에 우리 말고 자각을 가진 존재가 또 있을까? 고등한 지능을 가진 이들은 인간에게 적대적으로 나올까, 아니면 우리가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일까? 이런 의문들 끝에 탄생한 이 작품은 악역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름돋는 공포를 연출한다.


*소개된 작품들은 캐나다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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