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역사상 첫 ‘선거 없는 다수당’ 전환... 의회 규칙 개정 착수
마크 카니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 정부가 최근 보궐선거 승리와 야당 의원들의 잇따른 당적 변경을 통해 확보한 다수당 지위를 바탕으로 하원 상임위원회 통제권 장악에 나섰다.
스티븐 맥키넌 하원 원내대표는 21일, 하원 운영 규칙인 ‘상설 의사 규칙’을 개정하여 자유당이 모든 위원회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위원회 의석수 9석에서 12석으로 확대... “표결 주도권 확보”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소수 정부로 출발했던 자유당은 효율적인 위원회 운영을 위해 야당과 합의하여 ‘자유당 4석, 보수당 4석, 블록 퀘벡 1석’의 균형 잡힌 구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맥키넌 대표가 제시한 새 안은 자유당 의석을 7석으로 대폭 늘려, 보수당(4석)과 블록 퀘벡(1석)을 합쳐도 자유당을 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정부 입법안의 신속한 처리와 정부 조사에 대한 방어권을 완전히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보수당 ‘권력 찬탈’ 주장... “스캔들 조사 원천 차단 시도”
보수당은 즉각 거세게 반발하며 지지자들에게 후원 요청 이메일을 발송했다. 보수당은 카니 총리가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패를 조작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가 정부의 스캔들과 예산 낭비에 대한 의회 차원의 조사를 무력화하기 위한 ‘냉소적인 권력 장악’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1867년 건국 이래 위원회 구성은 국민의 투표 결과(총선)를 반영해 왔으나, 카니 정부는 ‘만들어진 다수당’의 힘으로 의회의 견제와 균형을 파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마크 카니 정부의 다수당 확보 과정
•
2025년 4월 총선: 169석 획득 (다수당 기준 172석에 3석 부족)
•
이후 변화: 야당 의원 5명의 자유당 입당(Floor Crossing) + 최근 토론토 및 몬트리올(테르본) 보궐선거 3석 싹쓸이
•
현재 의석: 174석 (안정적 과반 확보)
‘건설적 협력’인가 ‘다수의 횡포’인가
캐나다 헌정 사상 선거 주기 중간에 소수 정부가 다수 정부로 탈바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크 카니 총리는 이를 ‘안정적인 국정 운영의 토대’라고 주장하지만, 야당은 민심이 아닌 ‘의원 빼가기’와 ‘부분적 보궐선거’로 만들어진 권력이라며 정당성을 부정하고 있다.
상임위원회는 법안의 세부 심사와 정부 감시의 핵심 기구다. 자유당이 위원회 과반을 독점할 경우, 입법 속도는 빨라지겠지만 야당의 견제 기능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경제 전문가’ 출신 카니 총리가 의회 운영에서도 효율성만을 강조하다 ‘민주적 정당성’이라는 암초를 만난 형국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