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토론토 센터 지역구의 크리스 모이스(Chris Moise) 의원이 자신의 윤리 규정 위반 조사 과정에서 발생한 법정 비용을 시 예산으로 보전해달라고 요구해 시청 안팎이 시끄럽다.
민원인에게 “백인 우월주의자”... 윤리 규정 위반 판결이 발단
발단은 2025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온라인 활동가 대니얼 테이트가 ‘던다스 광장’ 개명 문제와 관련해 모이스 의원에게 질문을 던지자, 모이스 의원은 그를 향해 “백인 우월주의적 시각을 가졌다”며 인종차별주의자로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 시 통합감사관 폴 멀둔은 지난달 “의원이 시민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한 것은 행동 강령 위반”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시의회가 조사 결과 승인 안 했으니 난 무죄”... 교묘한 규정 활용
모이스 의원이 당당하게 환급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지난달 시의회의 ‘묘한’ 결정이 있다. 당시 시의회는 감사관의 위반 판결 보고서를 공식적으로 ‘승인(Adopt)’하는 대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의미인 ‘수령(Receive)’ 처리만 했다.
현행 시 정책상 보고서가 ‘수령’으로 처리되면 의원의 법적 비용 환급 자격이 발생한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현재 모이스 의원은 전체 비용 약 2만 8천 달러 중 이미 지급된 5천 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2만 3천 달러(한화 약 2,300만 원)와 이자를 추가로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괴롭힘에 대한 방어” vs “시민 혈세 도둑질”... 수요일 표결 주목
모이스 의원은 이번 민원이 자신을 타깃으로 한 “악의적이고 가벼운 괴롭힘”이라며 의원들이 민원에 위축되지 않으려면 소송비 지원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원인 테이트는 “잘못을 저지른 정치인의 뒷수습을 왜 시민들이 해야 하느냐”며 시의원들에게 환급안 부결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시 사무국은 일단 환급 승인을 권고한 상태지만, 오는 수요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이뤄질 최종 표결에서 의원들이 동료 의원의 '부적절한 언행'에 세금을 지원하는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식구 감싸기 시의회, '시민의 세금' 지킬까
지난달 시의회가 감사관의 보고서를 ‘수령’만 하고 넘어갔을 때, 많은 이들이 동료 의원에 대한 제 식구 감싸기식 ‘상징적 조치’로 여겼다. 하지만 그 결과가 2만 달러가 넘는 시민 혈세 지출로 이어지게 된 지금, 이제는 상징적인 문제가 아니다.
인종차별에 대한 의원의 '실제 경험'은 존중받아야 마땅하지만, 그것이 시민을 향한 독설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으며, 그로 인한 법적 비용을 다시 시민에게 전가하는 것은 공직 윤리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이번 수요일 시의회의 결정은 토론토 시의회가 ‘의원의 입’을 보호할 것인지 ‘시민의 세금’을 보호할 것인지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