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마지막을 장식하는 성탄절과 송구영신예배까지 모든 것이 참으로 은혜롭고 순조로운 마무리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2026년 1월 1일 새벽 즈음에 급한 전화 한통이 걸려왔습니다. 함께 일하는 교회 전도사님 가정에 상상도 못할 큰 어려움이 닥친 것입니다.
처음에 전화를 받고는 정신을 차릴 수도 없었습니다. 이게 사실인가 싶을 정도로 온 몸을 떨게 만드는 급작스러운 비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곧 마주친 현실은 하늘이 무너져 내렸다는 표현이 맞을 것입니다. 누구보다도 교회에서나 사람들 사이에서 열심과 성실을 다하시던 전도사님 가정에 다 큰 아들이 불의의 사고로 하늘나라로 먼저 가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도대체 왜???
지금까지 여러 장례식을 치루어 봤지만 이런 아픔은 제게 처음이었고 그 아이를 생각하고 부모를 생각할 때마다 눈물을 넘어 격렬한 고통까지 솟구쳐 올랐습니다.
그 아이는 참으로 특별했기 때문입니다. 아빠 전도사님이 어느 교회에서 어느 부서를 맡아서 사역을 하든 늘 그 아이가 아빠의 오른 팔이 되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유치부 아이들부터 지금은 중,고등부 아이들까지 아빠가 사역하는 곳이라면 늘 언제나 이 아이가 아빠 전도사님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되어 주었던 아이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았던 것이 신기했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에게는 아빠가 다 해 주지 못하는 몸빵 선생님처럼 피곤함도 없이 그렇게 이리저리 아이들을 달고 다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유를 알 수 없었고 그저 냉혹한 현실이 던져준 고통스런 아픔만 부여잡고 울 뿐이었습니다.
며칠이 지나 조용히 가족장을 치루게 되었습니다. 과연 무슨 말씀을 전해야 할까? 싶어 기도하는데 한 가지 생각 밖에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주님은 다 아실 거야….그래도 주님은 그 때도 다 보고 계셨겠지? ….
맞습니다. 우리가 의심치 않고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단 한가지 사실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이유도 상황도 다 알 수 없지만 우리 주님은 이 모든 것을 다 아시고 보시고 허락하신 분이시지…
이 천년 전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셨을 때 오병이어의 기적 사건 이후에 예수님은 사람들의 눈을 피하시고자 먼저 제자들을 배에 태워 갈릴리 바다 건너편으로 떠나게 하셨습니다. 그러면 예수님을 찾아 따라다니던 사람들이 예수님이 탄 배가 저 멀리 가는 것을 보고 스스로 포기하겠지 싶으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때 예수님은 사실 홀로 산으로 가서 기도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표적이 아니라 떡을 찾아 따라오던 것을 어떻게든 피하고자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예수님 없이 떠난 제자들을 태운 배가 심지어 밤사경 (새벽 3시)까지 큰 풍랑을 만나서 난리를 치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안에 있던 제자들은 저녁 무렵부터 거의 10시간 가까이 사경을 헤매면서 뱃머리를 붙들고 살려달라 부르짖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에 기도를 마치신 예수님은 급하게 산에서 내려오셨고 심지어 그 거친 물 위로 성큼 성큼 달려서 제자들이 타고 있던 배를 향해 달려가셨습니다. 이에 제자들은 그 모습을 보고 다들 유령이라 생각하며 무서워하는데 그 때 예수님께서 이제 모습을 나타내시면서 그렇게 두려워 떨던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내니 두려워하지 말라” (마14:27)
그리고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이 탄 배에 오르셨을 때 비로소 모든 풍랑이 그쳤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그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우리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심지어 이 폭풍과 풍랑이 어디서 오는지 알 수 없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모든 상황을 우리 주님이 다 아시고 보시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은 두려워 떨고 있는 우리에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비록 이 불의의 사고가 어디서 왔는지, 도대체 왜 왔는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한가지 확실한 사실 위에 우리는 마음의 닻줄을 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은 주님이 아시고 보시고 이끄시고 인도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이 계신 그곳은 세상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진정한 안식과 평안이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큰 아픔 속에 장례식은 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큰 풍랑과 고통에도 불구하고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그 큰 슬픔보다 더 거대한 우리 주님의 더 위로가 주님의 몸된 교회의 성도들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통해 그 가정 위에 내려졌다는 것입니다.
2026년 새 해는 올 해도 말 없이 돌아가는 시계 바늘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찾아 왔습니다. 그러나 새 해를 맞이한 각 사람들의 마음과 형편은 제 각각 다를 것입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기쁨이 있고, 또 어떤 이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이 될지 모릅니다.
그러나 한가지 여전히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면 그것은 이 땅을 살아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하시고 돌보시는 우리 주님의 눈과 마음일 것입니다. 비록 그가 누구이고 어디서 어떤 마음이 있다할지라도 결코 우리 주님의 눈과 마음은 그냥 흘려보내지 않으실 것입니다.
“내니 두려워하지 말라” 하신 주님의 말씀처럼 누구보다 우리를 사랑하고 아끼시고 돌보시는 우리 주님이 내 마음에, 우리 가정에, 우리가 속한 나라에 선장이 되시도록 기꺼이 마음의 자리를 내어 드리는 우리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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