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오바마" "4년 더(Four more years), 4년 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최종 확정된 7일(현지시간) 새벽 워싱턴DC와 시카고, 뉴욕 등 미국 전역은 오바마 지지자들의 환호와 함성으로 넘쳐났다.
워싱턴 백악관 앞은 말 그대로 환호의 도가니였다.
전날 해질 무렵부터 한두 명씩 모여들기 시작한 지지자들은 오후 10시께부터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자 수백, 수천명으로 급격히 늘었고, `축하'의 환호와 함성이 이어졌다.
일부 지지자들은 백악관 앞 나무에 올라서서 괴성을 지르는가 하면 상의를 벗은 채 주차된 트럭 위에 올라서는 등 흥분한 모습을 보였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출동한 경찰관들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이날 인파는 지난해 5월 1일 휴일 밤 오바마 대통령이 국제테러단체 알 카에다의 최고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을 공식 발표했을 때 운집한 시민의 수를 훨씬 넘어섰다.
통상 밤이 되면 텅 빈 도시로 변하는 워싱턴DC 도심의 주요 사무실 빌딩은 상당수 불이 꺼지지 않았으며, 일부 운전자들은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역사적인 순간을 자축했다.
한 젊은 남성은 자동차 선루프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오바마"를 연호, 길을 지나는 다른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 흑인 남성은 "오바마 대통령이 몰고 온 변화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오늘은 최고의 날"이라고 성조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한 20대 여성은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폴 라이언 하원의원을 좋아해서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를 지지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와 아쉽다"면서 "그러나 역사의 현장을 지켜보려고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일리노이주 시카고도 흥분에 휩싸였다.
가을비가 내리는 가운데 밤 기온은 4도까지 떨어졌지만 도심 동남쪽 미시간 호숫가에 있는 매코믹 플레이스 컨벤션센터의 선거본부는 환호와 함성으로 달아올랐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곳에서 미셸 여사와 두 딸, 참모진, 기부자, 그리고 1만여 명의 지지자들과 함께 대형 스크린을 통해 개표 현황을 지켜봤다.
재선 소식이 발표되자 컨벤션센터는 거대한 축하 파티장으로 변했다.
비틀스의 곡 '트위스트 앤 샤우트'가 배경 음악으로 울려 퍼지는 가운데 지지자들은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고 성조기를 흔들며 기쁨을 나눴다.
선거캠프에서 디지털 분야를 담당한 제인 슈만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세상을 바꾼 기분이 든다. 대통령이 정말 자랑스럽다.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감격해 했다.
아버지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시드니 에벌리(14)도 "하나의 목표를 위해 이 모든 사람과 함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고 말했다.
컨벤션센터에는 새벽까지 오바마 지지자들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장사진을 이뤘다. 취재기자단 규모만도 2천여 명에 달했다.
하지만 4년 전 시카고 그랜트파크에 24만 명이 운집,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에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당시와는 분위기가 다소 달라진 것도 느낄 수 있었다.
2008년 '변화와 희망'을 노래했던 유권자들은 이제 생존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회생을 염원하며 미국이 '앞으로' 전진하길 기대했다.
지난주 허리케인 '샌디'가 할퀴고 간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 광장 역시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반기는 군중으로 가득 찼다.
브로드웨이 배우인 질 재고는 "세상에, 맙소사(Oh my God)"를 연발하면서 "롬니가 당선되면 예술 분야 지원금이 모두 끊길까 봐 정말 걱정했다"고 AFP통신에 털어놨다.
금융위기의 중심지 중 하나인 월스트리트가 자리잡고 있는 도시라는 점에서 오바마의 재선 소식에 다소 회의적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월가점령 시위에 참가했던 활동가 제스 마커스는 "오바마는 두 명의 악당 중 그나마 좀 덜한 인물일 뿐"이라며 "돈이 지배하는 정치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는 한 크게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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