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
마크 카니 연방 총리가 이끄는 캐나다 정부가 전기차 보급의 최대 걸림돌인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재정 투입과 함께 구매 보조금을 부활시키는 등 자동차 산업 전략의 전면적인 개편에 나섰다.
충전망 8,000개 추가 확충으로 '주행 거리 불안' 해소
연방 정부는 10일 오타와에서 새로운 자동차 전략의 일환으로 총 8,440만 달러를 투입해 전국에 8,000개의 전기차 충전 포트를 추가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캐나다 전역에 설치된 약 3만 3,000개의 충전기에 더해, 이번 확충 계획은 고속도로와 도심지 등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민간 기업의 차량 선단(Fleet)을 친환경 연료 차량으로 전환하는 데 570만 달러를 지원하고, 전기차 및 청정 연료에 대한 국민 인식 개선 교육에도 720만 달러를 배정하며 전방위적인 지원 사격에 나섰다.
15억 달러 인프라 투자와 보조금 제도의 화려한 귀환
지난주 온타리오주 우드브리지 자동차 부품 공장을 방문한 마크 카니 총리는 캐나다 인프라 은행(CIB)을 통해 총 15억 달러를 전기차 인프라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공표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의 구매 의욕을 돋우기 위해 최대 5,000달러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Rebate) 제도도 다시 도입했다. 이번 보조금은 순수 전기차에 5,000달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에 2,500달러가 지급되며, 2030년까지 매년 지원 금액을 점진적으로 줄여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높은 차량 가격으로 인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던 서민 가계에 실질적인 혜택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의무 판매제 폐지, 시장 자율과 효율성 사이의 균형
정부의 이번 전략에서 가장 주목받는 변화는 기존 트루도 행정부의 '2035년 신차 100% 전기차 판매 의무제'를 공식 폐지한 점이다. 카니 총리는 강제적인 판매 비중 할당 대신, 자동차 제조사에 더 엄격한 배출 가스 기준을 적용해 자연스러운 기술 혁신과 시장 전환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과 북미 자동차 공급망의 현실을 반영한 '실용주의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035년까지 전체 신차 판매의 75%, 2040년까지 90%를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보다 현실적인 목표치를 제시하며 산업계의 연착륙을 돕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실용과 주권 사이에서 캐나다 자동차 산업의 길을 묻다
마크 카니 총리의 이번 행보는 미국의 관세 압박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거센 파고 속에서 캐나다 자동차 산업의 생존권을 확보하려는 고심의 결과다. 강제적인 판매 의무를 걷어내 제조업체에 숨통을 틔워주는 동시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보조금 부활로 수요를 견인하는 '투트랙' 전략은 변화를 위한 노력이다. 다만 8,000개의 충전기 추가 설치가 2040년 90% 보급 목표를 뒷받침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고, 설치를 위한 인프라 추가 구축을 고려한다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정책이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자체적인 배터리 공급망 구축과 아시아·유럽 등 시장 다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일관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