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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중복 결혼은 불법, 다자간 연애는 합법?"
‘다자간 연애(폴리아모리)’ 증가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다자간 연애(폴리아모리) 확산에도 법률은 ‘2인 관계’ 기준… 재산·양육권 분쟁 시 불리
중혼(Polygamy)은 형사 처벌 대상이나 폴리아모리는 합법… 모호한 경계에 법적 혼란
BC주는 선제적 인정 추세나 앨버타 등 타 주는 보수적… 주별 법적 격차 심화
[Unsplash @Tingey Injury Law Firm]
[Unsplash @Tingey Injury Law Firm]
(캐나다)
비전통적인 관계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캐나다 내에서 여러 명의 파트너가 서로 동의하에 관계를 맺는 ‘폴리아모리(Polyamory, 다자간 연애)’가 늘고 있다. 하지만 캐나다의 법 시스템은 여전히 ‘1대 1’ 관계에 머물러 있어, 이들이 재산권, 양육권, 금융 보호 등에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법과 불법 사이: ‘중혼’은 안 되지만 ‘다자 연애’는 된다?

캐나다 형법 제293조는 여러 명과 동시에 법적으로 결혼하는 ‘중혼(Polygamy)’을 엄격히 금지하며, 위반 시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반면, 법적 혼인 신고 없이 성인들이 상호 동의하에 헌신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폴리아모리’는 합법이다.
가족법 전문 변호사 마커스 식스타는 "사회 변화는 빠르지만 법은 늘 뒤처진다"며, 많은 폴리아모리 가족들이 법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상담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혼전 계약서’ 작성 불가… 기형적 우회 계약 속출

폴리아모리 관계에서는 결혼을 전제로 한 ‘혼전 계약서’ 작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캐나다 법상 혼전 계약은 오직 두 명 사이의 결혼에만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는 미혼 파트너 간의 ‘동거 계약(Cohabitation agreements)’을 활용하지만, 이마저도 주 마다 기준이 달라 법적 구속력이 불분명하다.

• BC주: ‘결혼과 유사한 관계’를 폭넓게 인정하며 세 명 이상의 법적 부모를 인정한 사례도 있다.
• 앨버타주: ‘성인 상호 의존 파트너’라는 개념을 사용하지만, 철저히 2인 관계로 한정하며 법적 부모도 두 명까지만 허용한다.
• 온타리오주: 사실혼은 인정하지만 여러 명의 파트너를 수용하는 명확한 조항은 부재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토론토의 힐러리 앤그로브 변호사는 "동거 계약서 대신 주택 공동 소유 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우회적인 방법을 쓰기도 하지만, 연금 분할이나 배우자 부양비 청구 등에서는 여전히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별 시 ‘진흙탕 싸움’ 위험… 양육권도 불확실

관계가 깨졌을 때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현재의 가족법은 세 명 이상의 재산 분할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이 경우 법원은 한쪽이 부당하게 이득을 취했음을 증명하는 ‘부당 이득’ 원칙 등에 의존해야 하는데,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
자녀 양육권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결혼한 부부와 정자 기증자가 함께 아이를 키우기로 한 다자간 합의를 법원이 인정한 사례가 나오긴 했으나, 여전히 대다수의 다자간 관계는 법적 판례가 부족해 분쟁 시 자녀의 복지(Best interest of the child)를 증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다양해지는 가족 형태, 법적 정의 다시 세울 때"

캐나다 사회에서 폴리아모리는 더 이상 숨겨진 문화가 아니다. 그러나 법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다자간 관계는 구성원 개개인의 경제적 권리와 자녀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특히 BC주와 앨버타주의 사례에서 보듯 주마다 다른 법적 잣대는 거주지에 따라 시민의 권리가 달라지는 불평등을 초래한다. 법이 도덕적 가치 판단을 넘어, 실존하는 다양한 가족 형태를 어떻게 안전하게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논의와 입법 보완이 시급한 시점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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