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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그네

이시랑 2026-02-06 0

2월이라 해도

아직은 한겨울


아무도 오지 않는

공원 귀퉁이 


빈 그네 하나 

혼자

외로움을 흔들고 있다


마음이 밖으로 나간 후

나그네는


마음 따라 

밖으로 나선다


공원을 지나다

그네의 등을

슬쩍 밀어준다


너도 외롭지


그네는

부르르 겨울을 턴다

흰 눈발이 하얗게 시리다


지난여름

머리 긴 여자아이의

 꽃무늬 바지가 생각난다


여름 햇살 한 줄기 

입에 꼭 물고


꽃잎처럼 파르르 웃던

아이의 붉은 입술이 

따뜻이 떠오른다


그때 

우리 참 행복했지


높이높이 밀어봐 

하늘 너머 저 끝까지 


내 발톱이 푸르게 물들고

돌아오는 시간

그 아이도 돌아올지 몰라


기다림의 관절뼈가 

뿌지직

녹슨 비명을 지른다


그네도 나그네도

부서져라 

허공을 흔든다


겨울 나그네는

다시 높이

그네 등을 민다


이 겨울 어쩌면 

우린 같은 속도로

외로워지고 있는지 몰라


그네도 나그네도

웃는다


웃으면 

다 속는다잖아


외로움도

괴로움도

그냥 행복해지는


나그네 발끝이

집을 향한다


어쩌면

먼저

와 있을지 모르는

마음, 마음이여

그대는 누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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