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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소식 속에서 우리가 드리는 기도

박광영 2026-04-16 0

요즘 이란에서 들려오는 전쟁의 소식이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뉴스 화면 속 장면들은 멀리 떨어진 나라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쉽게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소식은 우리 일상 속으로 스며들어 마음 깊은 곳에 오래 머무는 질문을 남깁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평화가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제가 섬기고 있는 교회 공동체 안에는 이란에서 온 형제자매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지금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가족과 친척, 사랑하는 이들은 여전히 이란에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전쟁의 소식은 그들에게 단순한 뉴스가 아니라 곧바로 자신의 삶과 연결된 현실입니다. 연락이 닿지 않는 시간의 불안, 사랑하는 이들의 안전을 알 수 없는 답답함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무게일 것입니다. 때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 자체가 더 큰 고통이 되기도 합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우리 역시 이민자로 살아가며 한국에 가족과 형제자매를 두고 있습니다. 큰 위기가 아니더라도 한반도에서 들려오는 긴장의 소식들은 우리의 깊은 염려가 됩니다. 그것은 단순한 국제 정세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명과 안녕에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몸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결코 멀어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를 염려하며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장 먼저 평화를 위해 기도하게 됩니다. 이란에 가족과 형제자매를 두고 있는 이들에게 전쟁은 결코 가볍게 논할 수 있는 정치적 문제가 아닙니다. 그들에게 전쟁은 사랑하는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무력 충돌이 가져오는 고통 속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한 가지를 구하게 됩니다. “주님, 우리에게 평화를 주십시오.” 이 기도는 고통을 가까이에서 경험하는 사람들이 드리는 절박한 간구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땅에 완전한 평화가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지금 이란에서 벌어지는 상황만 보아도, 인간이 만들어내는 질서와 균형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시대와 장소를 바꾸어도 갈등과 전쟁은 반복되어 왔고, 우리가 기대는 평화는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세상에서 도무지 찾을 수 없는 참된 평화를 구합니다. 이 평화는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입니다. 세상의 상황이 안정되어서 얻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될 때 주어지는 평화입니다. 예수님은 “내가 너희에게 평안을 주고 간다. 곧 내 평안을 너희에게 준다”고 말씀하셨습니다(요 14:27). 주님이 주시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않기에, 전쟁의 소식 속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사도 바울은 “모든 생각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평강”이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키신다고 말합니다(빌 4:7). 이것은 단순한 감정의 안정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붙드신다는 확실한 은혜 위에 서 있는 평화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불안한 현실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기도의 자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평화가 완전히 드러날 날을 기다립니다. 지금도 전쟁과 갈등 속에서 눈물 흘리는 이들이 있지만, 주께서 다시 오셔서 모든 눈물을 닦아주시고 더 이상 죽음도 애통도 고통도 없는 새 하늘과 새 땅을 이루실 것입니다(계 21:4). 그날에 하나님의 평화는 더 이상 부분적이 아니라 완전하게 우리 가운데 임할 것입니다.

전쟁의 소식이 계속되는 이 시대 속에서 우리는 더욱 간절히 평화를 구합니다. 그리고 기다립니다.

이 땅의 흔들리는 평화를 넘어, 그리스도께서 이루실 흔들리지 않는 평화를 바라보며 오늘도 기도의 자리에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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