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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노동은 정체, 자본은 급등"… K자형 경제 현실화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노동소득 가계 구매력 정체… 인플레이션이 임금 상승 대부분 흡수
자산 보유 고소득층 소비·부 축적 확대… 경제 성장 혜택 분배 격차 심화
AI 확산 속 자본 중심 경제 구조 강화… 노동시장 구조적 변화 가속
[킹스웨이 취업 박람회 모습.  Youtube @CTV News 캡처]
[킹스웨이 취업 박람회 모습. Youtube @CTV News 캡처]
(캐나다)
팬데믹 이후 북미 경제는 겉으로 보기에는 빠른 회복과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내부 구조를 들여다보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라지는 ‘K자형 경제(K-shaped economy)’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부 계층은 자산 가치 상승과 높은 보수를 통해 빠르게 부를 축적하는 반면, 노동소득에 의존하는 가계는 실질 구매력이 정체되며 생활비 압박을 더 크게 받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경제학자들은 경제 성장 자체보다 성장의 분배 구조에 더 주목하고 있다. GDP는 생산 규모를 보여주지만, 그 가치가 노동과 자본 사이에서 어떻게 나뉘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미국의 경우 1980년 이후 노동이 차지하는 경제 생산의 몫은 약 7%포인트 감소한 반면 기업 이익의 비중은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는 경제 성장의 과실이 점점 노동보다 자본에 더 많이 돌아가고 있다는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

K자형 경제란 무엇인가… 성장의 방향이 갈라지는 구조

경제학에서 말하는 ‘K자형 경제(K-shaped economy)’는 경기 회복 과정에서 경제 주체들의 상황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라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일부 계층이나 산업은 빠르게 회복하며 성장 곡선이 위로 상승하지만, 다른 계층은 소득 감소와 고용 불안으로 오히려 더 어려워지면서 하락 곡선을 그리는 구조다. 두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며 그래프가 알파벳 ‘K’ 모양처럼 갈라지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일반적으로 자산을 많이 보유한 고소득층과 기술·금융 산업은 상승 곡선을 타는 반면, 노동소득에 의존하는 중산층·저소득층이나 전통 산업 종사자들은 상대적으로 하락 곡선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팬데믹 이후 북미 경제에서 나타난 자산 가격 급등과 생활비 상승, 임금 정체 현상이 대표적인 K자형 경제의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노동 협상력 약화와 자동화… 자본 중심 경제 구조

노동보다 자본에 더 많이 돌아가고 있다는 구조적 변화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우선 노동조합의 약화와 글로벌 아웃소싱 확대가 노동자의 협상력을 크게 떨어뜨렸다. 동시에 자동화 기술의 발전은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 산업에서도 인간 노동의 필요성을 줄이고 있다.

투자 구조의 변화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과거 산업경제에서는 노동집약적인 공장과 생산시설이 성장의 핵심이었지만, 현재 경제는 소프트웨어·지식재산·디지털 플랫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은 규모 확장이 빠르지만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 결과 오늘날 세계 경제를 이끄는 기업들은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면서도 고용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은 특징을 보인다. 경제 성장의 과실이 자연스럽게 노동보다 자본 소유자에게 더 많이 돌아가는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임금 상승 체감 어려운 이유… 인플레이션이 상쇄

팬데믹 기간 동안 노동력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서 임금 상승 압력이 커지기도 했다. 그러나 높은 인플레이션이 그 상승분 대부분을 흡수하면서 많은 가계는 실질적인 생활 수준 개선을 체감하지 못했다.

반면 기업 이익은 빠르게 회복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주식시장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자산을 보유한 고소득층의 소비 여력은 더욱 확대됐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 구조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소비 증가의 상당 부분이 노동소득 증가보다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금융자산을 많이 보유한 고소득층 가계가 소비 확대의 주요 동력이 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인공지능(AI)의 확산이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자동화와 AI 기술이 인간 노동을 대체할수록 소득 분배 구조는 노동보다 자본 쪽으로 더 기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캐나다는 다른 흐름… 그러나 구매력 격차 확대

캐나다의 경우 미국처럼 최근 몇 년 사이 노동소득 비중이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은 확인되지 않는다. 노동소득 비중 감소와 기업 이익 증가가 있기는 하지만, 그 변화의 상당 부분은 이미 1990년대에 발생했다.

통계에 따르면 1980년대 초반 캐나다 국민소득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3%였지만 현재는 약 50% 수준이다. 반면 기업 이익 비중은 1980년대 약 23%에서 현재 약 28%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차이는 캐나다 경제 구조가 미국보다 기술 및 AI 산업 의존도가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해당 산업이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 역시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그러나 이는 불평등 문제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최근 데이터를 보면 캐나다에서도 소득 계층 간 구매력 격차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 가처분소득은 전체적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노동소득에 해당하는 임금과 급여는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이는 노동소득에 의존하는 가계의 구매력이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물렀다는 의미다.

특히 저소득 가구는 명목 소득 증가도 제한적이어서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실질 구매력이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고소득 계층은 임금 상승이 더 빠른 산업에서 일하고 있을 뿐 아니라 주식 등 자산에서 발생하는 투자소득 증가까지 더해지면서 가처분소득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자산 구조에서도 나타난다. 고소득층은 주식과 같은 고수익 자산 비중이 높은 반면 저소득층은 예금이나 채권 등 낮은 수익 자산 비중이 높은 경향이 있다. 자산 가격이 상승할수록 이러한 격차는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 동안 저소득층의 순자산은 소폭 감소한 반면, 고소득층은 자산 가치 상승으로 순자산이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소비 패턴이다. 구매력이 정체된 저소득층의 소비 증가가 오히려 가장 크게 나타났는데, 이는 생활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부채를 통해 소비를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최근 캐나다에서 크게 부각된 생활비 위기(affordability crisis)의 구조적 배경이라고 지적한다.

앞으로 AI 도입이 확대되면 노동시장 구조는 더욱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이 노동을 대체하면서 임금 상승 압력은 제한될 수 있고, 소득 분배는 기업과 자본 보유자에게 더 유리한 방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AI의 영향은 전통적인 육체 노동보다 화이트칼라 직종에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결국 향후 경제 구조는 노동 중심에서 자본 중심으로 더욱 이동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변화가 사회적 불평등과 소비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소비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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