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캐나다 연방 개인정보보호위원회(OPC)가 중국산 전기차(EV)의 국내 시장 진입을 앞두고, 민간 부문의 데이터 공유 관련 법률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연결성이 높은 스마트 차량이 수집하는 방대한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에 대비해 '안전장치'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값싼 차 위해 프라이버시 희생해선 안 돼"… 규제 당국 경고
필립 뒤프렌(Philippe Dufresne)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하원 과학연구위원회에 출석해 "캐나다인들이 더 저렴한 차를 사기 위해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번 발언은 최근 캐나다 정부가 중국과 연간 4만 9,000대 규모의 전기차에 대해 관세를 대폭 낮추기로 합의한 직후 나왔다. 중국산 EV는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지만, 차량 내 각종 센서와 커넥티드 시스템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가 중국 당국에 의해 감시나 정보 수집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퀘벡·유럽보다 뒤처진 연방 법안… "벌금 부과 권한도 없어"
뒤프렌 위원장은 현재 캐나다의 민간 부문 개인정보보호법이 현대적인 데이터 위협을 막기에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외 데이터 전송 규정과 관련해 "캐나다는 퀘벡주나 유럽 연합(EU)과 같은 지역만큼 엄격한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강력한 집행 권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현재 연방 개인정보보호위원은 법 위반 시 시정 명령을 내리거나 벌금을 부과할 권한이 없다. 뒤프렌 위원장은 "캐나다는 주요 선진국 중 거의 유일하게 감독 기관에 벌금 부과나 행정 명령 권한이 없는 상태"라며, 이를 현대적 기준에 맞게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업계 전반의 데이터 수집 실태 조사 착수
위원회는 중국산 차량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고 공유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뒤프렌 위원장은 "일반적으로 캐나다인들이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수집되고 공유되는지에 대해 받는 안내와 동의 절차는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굴러다니는 스마트폰 EV, 보안 대책 없는 도입은 시기상조"
현대의 전기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바퀴 달린 스마트폰'과 같다. 운전자의 이동 경로, 생체 인식 정보, 차량 내 대화 내용까지 모두 데이터화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안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중국산 EV를 관세 혜택까지 주며 대량으로 들여오는 것은 '트로이의 목마'를 들이는 격이 될 수 있다.
뒤프렌 위원장의 지적대로, 감독 기관에 벌금 및 명령권을 주는 법 개정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기업들의 자발적인 개인정보 보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캐나다 정부는 경제적 이득과 국민의 사생활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며, 특히 데이터 주권이 걸린 사안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할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