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캐나다의 국영 우편 기업인 캐나다 포스트(Canada Post)가 오랜 전통인 집 앞 방문 배달(Door-to-door)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커뮤니티 우편함 체제로 전환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는 심각한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연방정부가 발표한 대대적인 개혁안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토비코 북부 1만 8,000가구 우선 전환… 오타와도 3만 가구 대상
캐나다 포스트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전국 13만 6,000가구를 대상으로 커뮤니티 우편함 전환 작업이 시작된다. 이 중 온타리오주에서는 더그 포드 주총리의 지역구인 이토비코 노스(우편번호 M9V, M9W 시작 지역)의 1만 8,000가구가 포함됐다.
캐나다 포스트 본사가 위치한 오타와에서도 3만 가구가 전환 대상에 올랐다. 연방 정부는 이번 조치가 국영 기업의 재정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운명적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조엘 라이트바운드 정부혁신부 장관은 "지난 수년간 5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캐나다 포스트에 대한 반복적인 정부 지원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며 개혁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5년 내 400만 가구 전환 완료… 고령자·장애인은 예외
캐나다 포스트는 향후 5년 안에 방문 배달을 이용 중인 나머지 400만 가구 모두를 커뮤니티 우편함 체제로 바꿀 계획이다. 다만 고령자나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등 배달 수용이 꼭 필요한 이들을 위해서는 '배달 편의 프로그램'을 유지하되, 신청 시 증빙 서류 제출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또한, 수익성이 떨어지는 우체국들을 정리하기 위한 '시장 조사'도 병행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미 폐쇄 대상 목록이 작성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조사가 본격적인 우체국 통폐합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드 총리 앞마당부터 시작된 우편 개혁, 진통은 피할 수 없다"
캐나다 포스트가 첫 전환 대상지에 주총리의 지역구인 이토비코와 수도 오타와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번 개혁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정치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누구도 예외가 없다"는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여론의 반발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13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연간 적자를 메우기 위해 시민들의 발걸음을 우편함까지 옮기게 만드는 것이 최선인지는 의문이다. 특히 증빙 서류까지 요구하며 배달 예외 대상을 가리겠다는 방침은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나 장애인 등 취약 계층에게는 작지 않은 장벽이 될 수 있다. 또한, 우체국 폐쇄가 단순한 서비스 중단을 넘어 지역 사회의 거점을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적자 해소라는 경제적 논리만큼이나, 국가 기간망으로서 우편 서비스가 지닌 '보편적 복지'의 가치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에 대한 세심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