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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창업 가뭄' 심각하다
새로 문 여는 가게보다 '닫는 곳'이 더 많아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6분기 연속 폐업률이 창업률 추월… 소규모 자영업자 '최악의 경영 환경' 직면
CFIB "1980년대 이후 기업가 정신 지속 감소… 정부는 대기업 지원에만 몰두" 비판
높은 세금·인플레이션·노동력 부족이 원인… 사장님 55% "창업 추천 안 해"
[Unsplash @fr0ggy5]
[Unsplash @fr0ggy5]
(캐나다)
캐나다 경제의 허리인 소규모 자영업계에 '창업 가뭄'이 닥쳤다. 새로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사람보다 문을 닫는 사람이 더 많은 현상이 1년 반째 이어지면서, 캐나다 특유의 기업가 정신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 생성보다 소멸이 빠른 시대… 팬데믹 이후 최악의 수치

캐나다 독립비즈니스연맹(CFIB)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기준 소규모 비즈니스의 폐업률은 5.6%를 기록한 반면, 창업률은 4.8%에 그쳤다. 이로써 캐나다는 6분기 연속으로 사업체 수가 순감소하는 전례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수십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창업-폐업 비율이다. CFIB는 "캐나다의 중소기업(SME)들이 지난 수십 년 중 가장 도전적인 환경에 처해 있다"며 "급등하는 원가, 세금 부담, 극심한 구인난, 규제 압박이 전국적으로 기업가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인 스트리트는 외면당했다"… 자영업자들 정부에 '불신'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2019년 이후 기업 파산 건수는 24%나 급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업주의 55%는 "지금 같은 경제 기류에서는 창업을 추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특히 정부에 대한 불신이 깊다. 응답자의 73%가 연방 정부의 지원 정책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주 정부에 대해서도 3분의 2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셸 오거 CFIB 이사는 "정부가 다국적 기업에는 수십억 달러를 퍼주면서 정작 동네 상권의 현실은 무시하고 있다"며 "내일의 생산적이고 경쟁력 있는 경제를 원한다면 당장 소규모 비즈니스부터 살려내야 한다"고 일갈했다.

비용 상승과 규제 지옥… 1980년대부터 이어진 '슬로우 침체'

보고서는 캐나다의 창업 열기가 사실 1980년대부터 서서히 식어왔음을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인플레이션과 과도한 서류 작업(규제), 노동력 확보의 어려움이 겹치면서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비록 연방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지역 관세 대응 이니셔티브(10억 달러 규모)'와 '커뮤니티 강화 펀드' 등을 발표했으나, 현장에서는 이러한 대책이 치솟는 임대료와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대기업을 위한 수십억 달러, 동네 빵집을 위한 수백 달러는 없나"

캐나다 경제의 근간인 '메인 스트리트'가 무너지고 있다. 정부가 반도체나 전기차 배터리 공장 유치에 수조 원의 보조금을 쏟아붓는 동안, 정작 매일 아침 문을 열고 지역 일자리를 만드는 자영업자들은 고금리와 세금 폭탄에 신음하고 있다.

창업보다 폐업이 많다는 것은 경제의 역동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가장 위험한 신호다. 자금을 지원하는 것 이상으로 자영업자들이 숨 쉴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 철폐와 세제 혜택이 병행되어야 한다. 사장님들이 자신의 자녀에게 "너는 절대 장사하지 마라"고 말하는 나라에서 혁신적인 경제 성장을 기대할 수는 없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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