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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포스트 방문 배달 중단 선언... 시니어 사회 반발 "고립과 안전 위협"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커뮤니티 메일박스 전환에 노년층 반발… "겨울철 빙판길 우체통 가기는 생명 위협"
캐나다 포스트, 수조 원 적자 타개책으로 5년간 400만 가구 전환 및 우체국 폐쇄 추진
은퇴자협회(CARP) "장애인·노약자 위한 방문 배달 예외 프로그램 실효성 의문"
[Youtube @CityNews캡처]
[Youtube @CityNews캡처]
(캐나다)
디지털화로 인한 막대한 적자에 시달려온 캐나다 포스트가 결국 '집 앞 배달(Door-to-door delivery)' 서비스를 중단하고 공동 우체통 체제로의 전면 전환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거동이 불편한 노년층과 장애인 단체들이 "사회적 고립과 안전사고를 초래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겨울철 우체통까지 가는 길은 사투"… 고관절 수술 시니어의 분통

캐나다 프레스의 보도에 따르면, 캘거리에 거주하는 79세 제닛 위스 씨는 이번 조치가 "삶을 바꾸는 나쁜 변화"라고 비판했다. 일 년에 400통의 편지를 쓸 정도로 편지 쓰기를 유일한 소통 창구로 삼아온 그녀에게 집 앞 배달 중단은 곧 사회적 단절을 의미한다.
최근 고관절 교체 수술을 받은 위스 씨는 "겨울이면 집 앞 진입로조차 눈과 얼음으로 가득 차는데, 멀리 떨어진 공동 우체통까지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편지를 주고받는 것이 코로나19 기간을 버티게 해준 유일한 힘이었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 됐다"고 토로했다.

5년간 400만 가구 전환… 우체국 폐쇄도 병행

캐나다 포스트는 최근 몇 년간 서신 우편물 감소로 인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 개편의 일환으로 향후 5년에 걸쳐 약 400만 가구의 배달 방식을 커뮤니티 메일박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우선 2026년 말부터 2027년 초 사이 오타와, 위니펙을 포함한 전국 13개 지역, 약 13만 6,000가구를 대상으로 1단계 전환을 시작한다. 또한 도시 및 교외 지역 중 서비스가 과잉 공급되었다고 판단되는 지역의 우체국 점포 폐쇄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외 프로그램 있지만 홍보 부족"… 은퇴자협회의 우려

캐나다 은퇴자협회(CARP)의 앤서니 퀸 회장은 "많은 회원이 이 변화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농촌 지역 시니어들은 우체통까지 수 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하며, 도심 거주자들은 겨울철 낙상 사고를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캐나다 포스트는 거동이 불편한 고객을 위해 기존처럼 집 앞까지 배달해 주는 '편의 제공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CARP 측은 "이 프로그램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이용률이 낮고, 수많은 노인이 거주하는 특정 지역에서 캐나다 포스트가 일일이 예외 대상을 선별하고 배달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경제 논리에 밀려난 소통의 권리, 세심한 배려 절실"

캐나다 포스트의 적자 규모를 생각하면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는 불가피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편 서비스는 물류 외에도 누군가에게는 세상과 연결되는 유일한 끈이자 복지의 영역이다. 특히 노년층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집 앞 배달 중단은 불편함 그 이상의 '고립'을 의미할 수 있다.

수조 원의 적자를 메우기 위한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이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 캐나다 포스트가 약속한 예외 프로그램이 '서류상의 대책'에 그치지 않으려면,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고 적극적으로 대상자를 찾아가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편함까지 가는 길이 누군가에게는 힘겨운 도전이 되지 않도록, 기술적 혁신만큼이나 따뜻한 행정적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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