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캐나다 부동산 투자 신탁(REITs·리츠) 시장에서 공모 자산이 사라지고 사모화되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캐나다 최대 쇼핑몰 운영사 중 하나인 '퍼스트 캐피털(First Capital REIT)'이 94억 달러 규모의 딜을 통해 비상장 전환을 결정하면서, 상장 부동산 투자 시장의 선택폭이 더욱 좁아지고 있다.
'퍼스트 캐피털'의 퇴장… 94억 달러 규모의 비상장 전환
토론토에 본사를 둔 퍼스트 캐피털은 도심 지역에 136개의 쇼핑센터를 보유한 대형 리츠다. 이번 계약에 따라 킹셋 캐피털(KingSett Capital)과 초이스 프로퍼티(Choice Properties REIT)가 이 포트폴리오를 인수하여 분할 소유할 예정이다.
제시된 유닛당 가격 24.40달러는 최근 20일 거래량 가중 평균 가격 대비 17%의 프리미엄이 붙은 수치이며, 리츠의 순자산가치(NAV)인 22.57달러보다도 8% 높다. 팬데믹 이후 주식 시장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던 리츠 자산이 사모 시장에서는 여전히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상장 리츠의 부진과 사모 자본의 공세: 왜 이런 일이 벌어지나?
최근 5년간 iShares S&P/TSX 캡 리츠 지수 ETF의 총수익률은 약 2%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TSX 종합지수가 75% 이상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처참한 성적이다. 비전 캐피털)의 제프리 올린 CEO는 "북미 리츠 시장은 2조 달러 규모이지만 사모 부동산 시장은 이보다 훨씬 크다"며 "공모 시장과 사모 시장 사이의 가치 차이가 존재하며, 우리는 블랙스톤이나 브룩필드 같은 거대 자본과 경쟁하기보다 그들에게 자산을 매각하는 쪽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저평가된 리츠를 사모 자본이 프리미엄을 얹어 인수해가는 사례는 계속되고 있다. 인터렌트가 이미 시장에서 사라졌고, 민토 아파트 리츠 역시 비상장 전환 절차를 밟고 있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핵심: '식료품 앵커'와 '방어적 가치'
전문가들은 리츠 시장이 줄어들고 있지만, 업종별로 가치는 천차만별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로블로(Loblaws)와 같은 대형 식료품점이 앵커 테넌트(핵심 임차인)로 입점한 근린형 쇼핑몰 리츠는 매우 강력한 방어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자산은 신규 개발이 어렵고 임대료 상승 여력이 높아 사모 자본이 가장 탐내는 '드라이 파우더(투자 대기 자금)'의 표적이 된다. 금리가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부채 조달이 수월해진 점도 대규모 인수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캐나다인의 부동산 편중 경계해야"
상장 리츠가 프리미엄을 받고 매각되는 것은 기존 투자자들에게는 단기적으로 호재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개인 투자자들이 소액으로 우량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통로가 좁아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캐나다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 구조다. 제이슨 히스 재무 설계사는 "대부분 캐나다인의 순자산은 이미 본인 소유의 주택, 즉 부동산에 과도하게 쏠려 있다"며 "여기에 캐나다 리츠까지 추가하는 것은 분산 투자 관점에서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결국 리츠 시장의 위축은 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라는 신호일 수 있다. 부동산이라는 자산군 내에서도 오피스처럼 시장의 외면을 받는 섹터와 식료품 기반 리테일처럼 사모 자본이 줄을 서는 섹터를 명확히 구분하는 선구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