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토론토 시내 공원과 공공 부지에 설치된 노숙인 텐트 수가 작년 대비 7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은 이를 보호 시스템의 효율성 향상과 주거 전환 성공의 결과라고 자평하고 있으나, 현장 활동가들은 노숙인들이 단속을 피해 더 위험하고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숨어들고 있다며 통계의 착시 현상을 경고하고 나섰다.
수치상으로 나타난 역대급 감소세와 시의 분석
토론토 시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공원 및 녹지 내 텐트 및 임시 구조물은 65개로 집계되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48개였던 것과 비교해 비약적으로 줄어든 수치다. 시 쉘터 부문 책임자 고드 태너는 "신규 노숙인 유입이 줄어들고, 쉘터에서 영구 주거지로 이전하는 인원이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하는 등 시스템이 선순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쉘터 입소 문의 중 공간 부족으로 거절당하는 사례도 작년 일평균 135.9명에서 올해 50.5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텐트가 사라졌을 뿐, 노숙인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사뭇 다르다. 리전트 파크와 모스 파크 등에서 활동하는 구호 단체들은 텐트 촌이 사라진 자리에 '보이지 않는 노숙'이 자리 잡았다고 지적한다. 시 당국의 신속한 철거와 단속을 피해 노숙인들이 텐트를 치는 대신 TTC 대중교통 시설, 24시간 영업 식당, 지하 주차장, 심지어 개인 차량 안으로 흩어졌다는 것이다. 세이즈 오브 호프의 킴벌리 커리 대표는 "많은 이들이 단속의 표적이 될까 두려워 텐트 설치를 포기하고 있다"며, 쉘터 입소를 포기한 이들이 공식 통계에서 누락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변화하는 노숙 패턴: 대규모 밀집에서 외곽 분산으로
지난 6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토론토 노숙 패턴의 변화가 뚜렷하다. 팬데믹 초기에는 트리니티 벨우즈 등 도심 공원에 대규모 텐트 촌이 형성되었으나, 이후 단속이 강화되면서 계곡이나 시 외곽의 덜 눈에 띄는 곳으로 소규모 분산되는 경향을 보였다. 올해 가장 큰 텐트 밀집 지역이 고작 4개의 텐트가 모인 테일러 크릭 공원이라는 사실은, 노숙인들이 생존을 위해 '철저한 은폐'를 선택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통계적 성과 뒤에 가려진 '인간의 존엄성'을 살펴야
시 당국이 발표한 수치는 분명 행정적인 성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텐트 수가 줄었다고 해서 길 위에서의 고통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특히 유니언 스테이션이나 지하철역 등에서 밤을 지새우는 이들은 공원 통계에 잡히지 않는 '유령 노숙인'이 되고 있다. 토론토 전역의 시민들이 공원의 쾌적함을 되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갈 곳 없는 이들이 '단속'이 아닌 '안전한 주거'로 인도되는 것이다. 정부는 상급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임대료 보조금을 확대하고, 근본적인 저렴한 주택 공급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눈앞의 텐트를 치우는 것이 노숙 문제의 해결이 될 수는 없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