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 졸리 산업부 장관, EU와 ‘상호 호혜적 접근’ 통해 캐나다 기업 경쟁력 확보 의지
청정에너지 및 중공업 분야 보조금·공공 입찰 참여 추진... ‘레벨 플레잉 필드’ 구축 목표
마크 카니 총리의 ‘강소국(Middle Powers) 경제 블록’ 구상과 맞물려 미·중 견제 포석
[멜라니 졸리 산업부 장관. Youtube @cpac캡처]
(캘거리)
EU의 보호무역 장벽 ‘메이드 인 유럽’, 캐나다는 예외 노린다
캐나다 정부가 유럽연합(EU)의 자국 우선주의 제조 정책인 ‘메이드 인 유럽(Made in Europe)’ 체제에 진입하기 위한 본격적인 협상에 나선다.
보도에 따르면, 멜라니 졸리 산업부 장관은 독일 하노버 메세 산업 박람회에서 "캐나다와 EU의 산업 정책이 나란히 정렬되기를 원한다"며 상호 보조금 및 공공 계약 시장 개방을 제안했다.
중국·미국 견제하는 ‘강소국 경제 동맹’의 핵심 고리
이번 행보는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가 올해 다보스 포럼에서 제안한 ‘강소국 간의 협력’ 모델을 구체화하는 첫걸음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 경제 패권국 사이에서 캐나다와 EU 같은 중간 규모의 경제 강국들이 결집해 대항마를 형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졸리 장관은 "강소국들이 함께 협력해 하나의 경제 블록을 형성해야 보호무역주의와 거대 권력의 영향력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 캐나디안’과 ‘메이드 인 유럽’의 만남... 상호주의가 관건
EU의 산업 가속화법(IAA)은 청정에너지와 전략 산업 분야에서 제3국(특히 중국)의 불공정 경쟁을 막기 위해 EU 기반 기업에만 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EU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 중 상호 시장 접근권을 보장하는 국가는 예외적으로 포함될 수 있는 조항이 있다. 캐나다 역시 지난해 국방, 보건, 인프라 분야에서 자국 기업을 우대하는 ‘바이 캐나디안(Buy Canadian)’ 정책을 발표한 바 있어, 양측은 각자의 보호무역 장벽을 서로에게만 낮춰주는 정교한 조율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너머를 보는 캐나다, '경제 다각화'의 승부수
캐나다의 이번 제안은 단순히 제조 협정에 끼워달라는 요청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2035년까지 비(非)미국 수출액을 두 배로 늘리고 아시아와 유럽에서 3,0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거래를 창출하겠다는 캐나다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특히 마크 카니 정부 출범 이후 캐나다는 전통적인 한·미·일 혹은 북미 중심의 외교 기조에서 벗어나, 유럽이라는 거대 시장과의 밀착을 통해 경제적 생존권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다만, EU 내부에서도 독일 자동차 업계 등이 자유무역 저해를 우려하며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실제 협상이 타결되기까지는 보조금 상호 호혜성 입증 등 까다로운 절차가 남아 있다. 캐나다가 '메이드 인 유럽'의 파트너로 인정받는다면, 이는 캐나다 제조 기업들에 새로운 황금기를 열어줄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