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금에도 불구하고 병원 연합(OHA) 요구액의 절반 수준... 예산 균형 위해 감원 강행
오타와 병원 전체 인력 3% 감축, 런던 보건과학센터 간호 인력 200여 명 조정
보건부 "환자 서비스 영향 없을 것" vs 의료계 "간호사를 비용으로만 취급" 강력 비판
(토론토)
온타리오주의 주요 대형 병원들이 심각한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잇따라 인력 감축 계획을 내놓고 있다.
적자에 우는 온타리오 병원들... 고육지책으로 '인력 구조조정'
캐나디안 프레스 보도에 따르면, 주정부가 올해 11억 달러의 예산을 추가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과 고령화로 인한 의료 수요 폭증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온타리오 병원 연합(OHA)은 필요한 예산의 절반 수준만 지원됐다며, 병원 10곳 중 7곳 이상이 올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타와·런던·채텀 등 주요 거점 병원 감원 현실화
재정 압박을 견디지 못한 병원들은 구체적인 감원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오타와 병원(The Ottawa Hospital)은 전체 인력의 3%에 해당하는 직무를 줄이기로 했다. 조기 퇴직 권고와 공석 미충원 등을 통해 강제 해고는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런던 보건과학센터(LHSC)는 다른 지역 병원과의 인력 수준 형평성을 맞춘다는 명목으로 향후 3년에 걸쳐 약 200여 명의 간호 인력을 자연 감소(Attrition) 방식으로 줄일 예정이다.
채텀-켄트 보건 연합(CKHA)은 최근 49개의 직무 감축을 발표했다. 이 중 절반은 유동 인력(Float staff) 풀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부 "현대화 과정의 진통" vs 야당·노조 "환자 안전 위협"
실비아 존스 온타리오 보건부 장관은 "변화는 늘 고통스럽지만, 일선 환자 진료에 집중하는 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며 병원들의 예산 균형 노력을 옹호했다. 보건부 측은 이번 인력 조정이 환자의 서비스 접근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야당과 의료계의 시각은 냉혹하다. 자유당의 리 페어클로 비판 의원은 "정부가 프리미어 전용기 구매에 2,900만 달러를 쓰면서 간호사 300명의 연봉을 아까워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온타리오 간호사 협회(ONA)의 에린 아리스 회장 역시 "병원이 간호사를 전문 의료인이 아닌 '부채(Liability)'나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인력 부족이 결국 진료의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숫자에 가로막힌 공공 의료, 그 피해는 누구의 몫인가
병원의 예산 균형은 행정적으로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지만, 그 수단이 '인력 감축'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정부는 자연 감소나 공석 미충원을 통해 환자 진료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간호사 한 명, 물리치료사 한 명이 줄어들 때마다 그 공백은 남은 인력의 업무 과부하와 환자의 대기 시간 연장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공공 의료 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위해 병원 운영을 현대화하겠다는 취지는 공감하나, 현 정부의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의료 인프라를 '비용'이 아닌 '투자'로 바라보지 않는 한, 온타리오 시민들은 집 근처에서 고품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점점 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