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료 떨어지고 아이들은 굶고"... 고속도로에 갇힌 포트 머레이 주민들
앨버타주 북부 지역에 몰아친 기습적인 봄철 눈폭풍으로 인해 포트 머레이(Fort McMurray)를 잇는 주요 고속도로에서 수백 명의 여행객이 밤새 차량에 갇히는 사태가 발생했다. 24일(금) 오전 511 앨버타에 따르면, 크로우 레이크 주립공원에서 포트 머레이 국제공항에 이르는 63번 고속도로 약 100km 구간의 주행이 금지되었으며, 881번 고속도로 역시 사고 차량과 적설로 인해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고립된 운전자 유디트 이바스키우는 CTV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밤새 차 안에서 떨며 날을 지새웠다"며 "일부 차량은 이미 연료가 바닥났고, 어린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은 음식과 물이 부족해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현장의 긴박함을 전했다.
민간 구조대의 활약과 정부의 뒤늦은 대응
정부의 구조 작업이 지연되는 사이, 지역 주민들이 직접 구조에 나섰다. 저스틴 영과 브라이언 파워 등 지역 사회 구성원들은 눈폭풍을 뚫고 28대의 차량을 견인했으며, 지역 피자 가게에서 기부받은 피자와 물, 연료를 고립된 이들에게 전달했다.
앨버타 주정부는 "락라비쉬(Lac La Biche)와 애서배스카(Athabasca)에서 추가 제설 장비와 인력을 투입했다"고 밝혔으며, 경찰(RCMP)은 견인차를 호송하여 도로를 막고 있는 대형 트럭들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비상 구조팀 역시 현장에 도착해 연료와 생필품을 공급하고 있다.
"10년 전 산불의 교훈"
이번 사태는 포트 머레이 산불 참사 10주년을 앞두고 발생했다는 점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더 큰 트라우마와 분노를 안겨주고 있다. 앨버타 경제의 중추인 오일샌드 지역을 잇는 유일한 생명선인 63번 고속도로가 매번 기상 악화 시마다 마비되는 고질적인 문제가 이번에도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고립된 시민들이 지적하듯, 캐나다 GDP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비상사태 대응 속도는 10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특히 봄철 기습 폭설은 앨버타에서 드문 일이 아님에도, 제설 자원 배분과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서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는 '사후 약방문'식 대응이 아니라, 기후 변화로 인해 더욱 불확실해진 기상 상황에 맞춘 근본적인 북부 지역 인프라 관리 체계를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