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비 없는 몰입, ‘현실로 이어지는 가상 세계’의 탄생
가상 공간에서의 경험이 단순한 흥미를 넘어 실제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단계에 진입했다. 최근 '올림플래닛(OLIM PLANET)'의 확장현실(XR) 기술인 ‘이머시브큐브(Immersive Cube)’가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동대학교 양희진 교수 연구팀의 실증 연구에 따르면, 경북 포항 구룡포 가옥거리를 구현한 이머시브큐브 체험자들의 몰입도가 높을수록 해당 지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형성되었으며, 이는 실제 방문 의사로 이어지는 ‘가상-현실 전이 효과’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머시브큐브와 XR: 낯선 기술의 쉬운 이해
이 기사의 핵심인
XR(확장현실, eXtended Reality)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아우르는 초실감형 기술을 뜻한다. 기존의 VR이 눈을 가리는 고글 형태의 헤드셋(HMD)을 쓰고 혼자 즐기는 방식이었다면, 이머시브큐브는 '공간형 XR'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다. 사방이 스크린으로 둘러싸인 정육면체(Cube) 공간 안에 들어가면, 장비 없이도 실제 그 장소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장시간 착용 시 발생하는 어지럼증이나 위생 문제를 해결하고 다수가 동시에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공 전시 및 교육 현장에 최적화된 기술로 평가받는다.
유휴 공간의 재탄생, 관광 홍보를 넘어 지역 경제로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지자체의 유휴 공간 활용 방식을 완전히 바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존의 홍보 영상이 시각적 전달에 그쳤다면, 이머시브큐브는 방문객의 오감을 자극해 '가고 싶다'는 감정적 동인을 만들어낸다. 비어 있던 홍보관이나 창고 등을 XR 체험 공간으로 전환함으로써, 잠재 관광객을 유인하는 강력한 거점을 구축하는 셈이다. 이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지역 경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마케팅 엔진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디지털 교육 격차 해소와 지역 균형 발전의 열쇠
관광뿐만 아니라 교육 분야에서의 기대감도 높다. 농어촌 지역의 학령인구 감소로 늘어나는 유휴 교실을 이머시브큐브를 활용한 미래형 교실로 탈바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림플래닛 관계자는 도심에 집중된 디지털 인프라 격차를 지적하며, 이 기술이 지역 교육 환경을 혁신할 실질적 수단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가상 공간에서의 몰입형 학습은 학생들에게 도시와 차별 없는 최첨단 교육 경험을 제공하고, 지역 자산을 미래형 학습 자산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기술, 공간의 빈틈을 사람의 온기로 채우다"
이머시브큐브의 진정한 파급력은 국내 지역 활성화에 머물지 않는다. 이 기술은 물리적 제약이 따르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혁신적인 확장성을 지닌다. 우선 해외 관광 분야에서, 캐나다나 유럽의 주요 랜드마크를 한국 내 팝업 전시관에 이머시브큐브로 구현한다면 장거리 여행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실제 해외 여행 상품 결제로 이어지는 강력한 '선체험 마케팅' 도구가 될 것이다. 반대로 한국의 독창적인 지역 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디지털 문화 대사'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또한 건축과 디자인 산업 분야에서의 활용 가치는 더욱 무궁무진하다. 완공되지 않은 건축물을 가상 공간에 실물 크기로 구현함으로써, 설계 단계에서 디자인의 오류를 잡거나 잠재 고객에게 완공 후의 공간감을 미리 전달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3D 조감도를 넘어, 고객이 설계된 공간을 직접 걸으며 조명과 자재의 느낌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비즈니스의 신뢰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줄 것이다. 결국 이머시브큐브는 '공간'을 디지털화하여 수출하고 유통할 수 있게 만드는 미래형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K-테크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