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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해고 비용, 지금이 가장 비싸다"
'불황기 해고' 경고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구직 시장이 나쁘니 해고가 쉽고 비용이 적게 들 것"이라는 고용주의 생각은 위험한 환상
재취업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법원은 '합리적 고지(Reasonable Notice)' 기간을 더 길게 산정, 고용주 배상 책임 가중
부적절한 해고 방식은 사내 고성과자들의 이탈을 부르고, SNS를 통해 기업 평판을 실시간으로 훼손
[Unsplash @Juls P]
[Unsplash @Juls P]
(캐나다)
"시장 상황이 고용주 편이라고? 천만에"

노동법 전문 하워드 레빗 변호사는 최근 기고문을 통해 불황기에 인건비를 줄이려 서둘러 해고를 단행하는 고용주들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해고해도 괜찮을 것이라 믿었던 직원이 사실은 기업에 가장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는 직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가 위축되면 수익이 줄고 인건비가 가장 큰 부담이 되기에 해고가 합리적인 선택처럼 보이지만, 구직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의 해고는 오히려 고용주에게 더 큰 법적 리스크와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분석이다.

재취업 어려운 불황기, 법원은 노동자 손 들어준다

많은 고용주가 저지르는 첫 번째 실수가 "노동 시장이 약해지면 소송 가능성도 줄어들 것"이라고 믿는 것이라고 꼽았다. 실제로는 정반대다. 일자리가 넘쳐나는 시기에는 해고된 직원이 곧바로 새 직장을 찾아 떠나지만, 불황기에는 갈 곳 없는 퇴직자가 시간과 의지를 가지고 기존 계약 조건이나 해고 패키지에 이의를 제기하며 소송에 나설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특히 캐나다 법원은 경제적 맥락을 외면하지 않는다. 재취업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고령자나 전문직 종사자의 경우, 법원은 명시하지 않더라도 판결문에 '재취업의 어려움'을 반영해 더 높은 배상액(퇴직금)을 책정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평판 리스크와 잘못된 인재 퇴출의 '보이지 않는 비용'

현대 사회에서 해고는 더 이상 밀실에서의 결정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늘 단행된 해고는 내일이면 링크드인(LinkedIn)이나 각종 전문 네트워크를 통해 '기업의 평판'으로 확산된다. 레빗 변호사는 "고성과자들은 회사가 압박을 받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예의주시한다"며, 잘못된 해고 방식이 조직 문화와 인재 영입에 미치는 보이지 않는 타격이 막대하다고 설명했다.
가장 치명적인 실수는 '가치 창출'이 아닌 '관리의 편의성'을 기준으로 사람을 자르는 것이다. 다루기 쉬운 평범한 직원은 남기고, 도전적이지만 성과가 높은 인재를 내보내는 결정은 단기적인 안정을 줄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갉아먹는다.

"해고의 기술, 숫자가 아닌 심리학과 법률의 영역"

시장이 나쁘니 직원이 순순히 물러날 것이라는 기대는 고용주만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오히려 퇴로가 막힌 직원은 법률적 방어권을 최대한 활용해 생존권을 지키려 할 것이고, 법원은 그들의 손을 잡아줄 준비가 되어 있다.

지금처럼 경제적 불확실성이 큰 시기일수록 해고는 가장 마지막 수단이 되어야 하며, 불가피할 경우에도 '작년의 기준'이 아닌 '오늘의 리스크'를 다시 계산해야 한다. 비용을 아끼려다 더 큰 배상금과 이미지 실추라는 부메랑을 맞지 않으려면, 고용주들은 자신의 확신이 '합리적 판단'인지 아니면 '위험한 환상'인지 냉정하게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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